팔도 비빔면의 독주는 올 여름에도 계속될까?
팔도 비빔면이 올해로 출시된 지 30돌을 맞았다. 비빔면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농심 등 경쟁사들이 팔도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아직까지 난공불락이다. 팔도가 비빔면 시장에서 선두를 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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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 |
30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725억 원 규모로 2012년(560억 원)보다 29.5%, 2011년(480억 원)과 비교하면 51% 커졌다.
비빔면 시장은 라면 시장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라면 매출 규모는 2011년 1조7천400억 원, 2012년 1조8천150억 원, 작년 1조7천788억 원 등 1조 7천억∼8천억 원 대로 거의 변동이 없다.
반면 비빔면 시장은 라면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2011년 480억 원에서 지난해 730억 원, 올해 800억 원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팔도 비빔면의 시장점유율은 67%로 1위였다. 2012년 시장점유율은 61%였다. 비빔면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후발 주자들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도 팔도 비빔면의 점유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팔도 비빔면은 1984년 6월5일 처음 선보였다. 국내 최초의 ‘차가운’ 라면이자 ‘국물 없는’ 라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출시 당시 비빔면 광고인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노래도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후 30년간 8억 개 이상이 팔리는 등 대표적 여름철 별미로 자리잡았다.
팔도비빔면을 따라잡기 위해 나선 후발 주자들은 지난해 점유율 순으로 오뚜기 비빔면(10%), 농심 둥지냉면(5.16%),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4.83%), 농심 고추비빔면(3.86%)이다. 점유율면에서 1위인 팔도비빔면의 아성을 넘기에 역부족이다.
특히 라면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은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농심의 New찰비빔면은 적극적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최근 2개월 대형마트 봉지라면 판매 순위에서 12위, 비빔면 판매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New찰비빔면은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났다.
오리온도지난 3월 시장 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밀비빔면을 개선해 출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팔도비빔면의 독보적인 인기를 뛰어넘는 비빔면은 나오지 않고 있다. 팔도비빔면의 인기는 ‘아우’격인 팔도 쫄비빔면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4월 출시 두달 만에 봉지라면 전체 중 11위, 비빔면류 가운데 2위에 올랐다.
팔도가 이처럼 비빔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비결을 무엇일까.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는 "30년 동안 팔도비빔면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액상수프 노하우와 지속적 품질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경쟁사가 따라잡을 수 없는 팔도만의 수프 맛이 비빔면의 인기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팔도 비빔면의 매출증가 이유로 ‘모디슈머’ 열풍이 꼽히기도 한다. 모디슈머는 제품을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표준방법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골빔면' '참빔면' 등 자신의 입맛대로 만들어 먹는 새로운 비빔면 레시피가 화제를 모으면서 팔도 비빔면의 매출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팔도 비빔면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70억 원의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팔도는 2011년 한국야쿠르트에서 분사한 이후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 원, 순손실 36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팔도는 내년 흑자를 목표로 신제품 개발보다는 비빔면 등 주력 브랜드에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5월 팔도비빔면의 나트륨을 160mg 낮춘 데 이어 올해 안에 이 함량을 더 낮추기로 했다. 3월에 팔도비빔면 컵의 맛을 개선했으며, 4월에 비빔면류 중 가장 매운 ‘팔도 쫄비빔면을 출시하는 등 제품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올해 3개 제품을 통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