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연이은 폴더블폰 출시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1위 스마트폰기업 비보의 폴더블폰 ‘비보X폴드’가 출시를 앞두고 성능과 가격 등에서 기대를 받고 있어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비보가 11일에 공식 출시할 폴더블폰 ‘비보X폴드’가 삼성전자 폴더블폰 천하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보X폴드는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사이트인 ‘긱벤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와 있다.
비보X폴드는 싱글코어 테스트에서 1223점, 멀티코어 테스트에서는 3335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의 싱글 1093점, 멀티 3283점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비보X폴드에는 갤럭시S22에도 들어간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가 모바일프로세서(AP)로 탑재됐다. 갤럭시Z폴드3에는 전 세대인 스냅드래곤888이 적용돼 있다.
해외 매체 BGR은 “비보X폴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지배력에 도전하는 차세대 스마트폰”이라며 “비보X폴드는 갤럭시Z폴드3보다 더 넓은 외부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어 조작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격경쟁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보X폴드는 1200달러(약 146만 원)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Z폴드3(256GB 기준)이 199만8700원인 것과 비교하면 50만 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에 그동안 삼성전자가 독주하던 폴더블폰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명 팁스터(내부정보 제공자) 아이스유니버스는 8일 트위터에 “아마 비보X폴드를 30분 사용하다보면 갤럭시Z폴드3의 사용중단을 고려할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그 이유는 4월11일 출시 뒤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폴더블폰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약 85%의 점유율로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한 해 동안 약 1500만~1600만 대의 폴더블폰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4로 중국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대응한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갤럭시Z폴드4의 성공은 새로운 폼팩터(형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삼성전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의 ‘새로운 10년’을 이끌 카드로 폴더블폰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 사장은 가장 먼저 갤럭시Z폴드4의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3은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제품이지만 AP와 카메라 성능 등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 사장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갤럭시Z폴드3에 가장 최신 AP인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드래곤8 1세대1+는 스냅드래곤8 1세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대만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졌으며 5월 정식으로 공개된다. 이전 모델보다 발열과 성능 모두 개선됐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갤럭시Z폴드4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3배 줌 기능을 갖춘 10MP(1천만 화소)급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3와 비보X폴드는 모두 2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데 그친다.
여기에 향상된 울트라 씬 글래스(UTG) 등을 적용해 디스플레이의 주름이 더 희미해지고 폴더블폰 최초로 S펜을 꽂을 수 있는 슬롯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힌지(경첩) 부분도 훨씬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IT 팁스터 앤써니는 트위터에서 “힌지가 두 개 달린 갤럭시Z폴드3과 달리 갤럭시Z폴드4는 가운데 부분에 하나의 힌지만 적용된다”며 “제작비용은 줄이면서도 가볍고 더 튼튼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