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형사처벌 전력에 따라 고려저축은행 주식을 매각하라는 금융위원회 명령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31일 이 전 회장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및 주식처분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범죄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제도 시행 전후에 걸쳐 발생한 것인데도 형을 선고받은 시점이 규정 시행 후라는 이유로 규정을 적용하면 시행 전 행위로 처벌된 부분까지 제재대상으로 삼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규정 시행 후 발생한 횡령·배임 범행만을 대상으로 양형을 정할 때 반드시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해다.
이 전 회장은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조세 포탈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6억 원을 확정받았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11월 이 전 회장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자에 해당해 고려저축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6개월 이내에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금융위원회는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이 전 회장에게 고려저축은행 보유주식 가운데 10%를 넘는 주식을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