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센터장이 글로벌 진출을 책임지게 되면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범수 센터장은 카카오 14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의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다만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자리는 그대로 이어간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앞서 김 센터장은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이끌어갈 핵심 키워드로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을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선봉에 일본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카카오는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해외 계열사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과 관련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기존에는 각 계열사들이 개별 전략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다면 앞으로는 카카오픽코마의 전략이 카카오 전체 계열사의 해외 진출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성공 경험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토대로 카카오픽코마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센터장은 2000년 한게임재팬을 설립해 일본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경험이 있다. 2017년부터는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김 센터장이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을 쥐고 이에 일본 계열사를 앞세우면서 앞으로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글로벌사업 확장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 규모를 3배까지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정했다.
영상부문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TV, 스크린 등 플랫폼을 아우르는 제작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식재산(IP) 기획 제작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1일 글로벌 시장 공략과 관련해 지식재산(IP) 발굴을 위한 ‘슈퍼 웹툰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대만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정식으로 출시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최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 역시 카카오의 글로벌사업 확대 의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시장 영향력에 힘입어 2021년에 매출 7015억 원, 영업이익 685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1.0%, 영업이익은 954% 증가했고 순이익은 1234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품는다면 김 센터장이 전념할 카카오의 해외 진출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메타버스나 대체불가토큰(NFT)과 같은 신기술 적용,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등은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에게 맡겼다.
김 센터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엔케이(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비욘드 모바일'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남궁 대표 내정자에게 '비욘드 모바일’에 집중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관련 사업 등에서 성과를 내는 일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맡긴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센터장은 국내 성공 모델의 글로벌 도입,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 등 신기술과 관련된 사업을 전담할 것이라는 시선이 틀리다고는 볼 수 없다"며 "다만 아직 이와 관련된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은 점은 변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