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까다로운 유럽 식품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글로벌HQ와 국내식품부문이 함께 성장하는 그림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 식품 전문 액셀러레이터 스타트라이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각지에서 경쟁력 있는 농식품 기업을 발굴한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유럽지역에서 굵직한 인수합병 움직임이 예상된다. 2022년 상반기 영국에 들어서는 유럽지부 역시 이와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국내에서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 대표는 올해 1월 국내식품사업과 분리된 글로벌HQ를 출범한 데 이어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하고 글로벌 식품전문가 영입에도 나섰다.
최 대표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비비고 브랜드만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동안 이른바 K-만두의 영향력이 유럽에서만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독일에서 비비고 만두 등을 생산하고 있으나 유럽내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2020년 비비고 브랜드 매출은 미국 4200억 원, 중국 1600억 원, 일본 650억 원이었으며 유럽에서는 180억 원 어치를 팔았다.
2021년 매출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CJ제일제당이 유럽을 "케이푸드 불모지"라고 부르는 만큼 실적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현지에서 신뢰도와 네트워크를 갖춘 이른바 '넥스트 슈완스'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최 대표는 2019년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해 성과를 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당시 CJ그룹 경영총괄로서 슈완스 인수에 깊이 관여했다.
슈완스는 195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설립된 냉동식품기업이다. 미국 현지에 냉동식품 제조시설과 영업 네트워크를 갖췄으며 레드바론, 토니즈, 에드워즈, 파고다 등의 인기브랜드를 보유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인수한 뒤 현지 유통망을 확보함으로써 비비고를 미국 한인사회 너머 미국 주류소비층에 선보이고 K-만두 열풍을 일으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비비고 성공의 배경으로 만두의 고급화 노력과 함께 슈완스 인수가 꼽히는 이유다.
동시에 국내시장에는 슈완스의 핵심기술인 냉동피자 기술을 들여와 기존 오뚜기가 장악(당시 시장점유율 64%)한 냉동피자시장에서 2위 기업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정체된 냉동피자 시장을 활성화했다는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2020년 매출기준 냉동피자 점유율은 오뚜기가 41.3%이며 CJ제일제당은 23.9%다.
이를 통해 국내와 미국시장 양쪽에서 동시에 성장할 수 있었다. 2020년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8조9687억 원으로 슈완스 인수 첫해인 2019년보다 12%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