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1-04 14: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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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달원 HK이노엔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다시 회사를 이끌게 됐다.
곽 사장은 HK이노엔이 CJ제일제당에서 분리되기 전부터 함께한 영업 전문가다. 앞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등 신약의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실적은 곽 사장이 HK이노엔 전신인 CJ헬스케어를 이끌 당시 세웠던 목표와 아직 거리가 멀다.
그는 2015년 CJ헬스케어 창립 1주년 기념식에서 “월드클래스 신약을 출시해 2020년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020년은 물론 한 해가 더 지났지만 HK이노엔의 실적은 매출 1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1~3분기 매출 5593억 원을 거둬 연간 매출 6천억~7천억 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곽 사장은 이전 목표대로 매출 1조 원대에 진입하기 위해 케이캡을 비롯한 신약을 중심으로 HK이노엔의 성장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2019년 출시한 신약으로 현재 HK이노엔 제품 가운데 가장 판매실적이 좋다. 2019년 출시 첫 해 264억 원이었던 매출이 2021년에는 연 1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에는 특히 해외시장 진출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HK이노엔이 중국,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케이캡 관련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증권업계에서는 2022년 중국 및 남미에서 케이캡 출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곽 사장이 신약 이외에 HB&B(건강기능식품·화장품·음료), 수액 쪽에서 성장세를 키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HK이노엔은 2020년 기준으로 수액사업에서 매출 860억 원을 거둬 한국 수액시장 점유율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1위기업의 점유율 35%와 차이가 크지 않다. 또 2020년 오송 신공장을 준공해 수액제 생산능력을 기존의 2배 수준인 연 1억 개로 확대하기도 했다.
HK이노엔은 2024년까지 수액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곽 사장은 지난해 HK이노엔 수액사업총괄을 맡으면서 오송 신공장의 가동을 준비해 온 만큼 HK이노엔의 수액사업 확대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곽 사장은 HB&B사업에서도 새로운 제품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판매전략을 가동할 공산이 크다.
HK이노엔은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 유명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의약품에 비하면 HB&B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HB&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 클레더마, 탈모·두피케어 브랜드 스칼프메드 등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곽 사장은 HK이노엔의 탄생과 성장을 이끈 핵심 경영진으로 꼽힌다.
1960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마케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뒤로 줄곧 CJ제일제당 제약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CJ제일제당 제약부문 대표에 올랐고 2014년 제약부문이 따로 CJ헬스케어로 출범했을 때 김철하 당시 CJ제일제당 대표와 함께 CJ헬스케어의 각자대표를 맡았다.
곽 사장은 CJ헬스케어 대표로 있으면서 2020년 전까지 연구개발비를 1500억 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마련하는 등 신약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 곽달원 CJ헬스케어 대표이사가 2015년 4월 열린 창립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 HK이노엔 >
건강기능식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CJ헬스케어는 컨디션을 2014년부터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선보이며 판매영역을 넓혔다.
이에 따라 CJ헬스케어 매출은 2014년 3295억 원, 2015년 4631억 원, 2016년 5208억 원 등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곽 사장이 줄곧 CJ헬스케어 대표를 맡았던 것은 아니다. CJ헬스케어는 2015년 강석희 곽달원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했고 2017년에는 강석희 단독대표체제로 바뀌었다. 곽 사장은 회사 전반의 혁신사업을 책임지는 경쟁력강화TF로 자리를 옮겼다.
곽 사장이 대표에서 물러나 있는 사이 CJ헬스케어는 주인이 바뀌었다. CJ헬스케어는 2018년 한국콜마로 인수됐고 2020년에는 HK이노엔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곽 사장은 CJ헬스케어가 HK이노엔으로 새출발하는 동안에도 계속 요직을 맡았다. ETC(전문의약품)사업총괄, 수액사업총괄, 생산총괄 등을 역임하며 회사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한국 MSD의 백신 공동 유통 파트너십, 오송 수액 신공장의 생산체제 구축 등을 이끌었다.
올해부터 강석희 전 대표에 이어 다시 한 번 HK이노엔의 방향키를 잡게 됐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곽 사장을 부사장에서 승진시키고 대표로 임명했다. 강 전 대표는 HK이노엔의 고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