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12-22 14: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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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평 나이벡 대표이사가 약물 전달 플랫폼기술을 앞세워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수출과 공동임상을 추진한다.
나이벡이 개발하고 있는 표적 항암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긍정적 성과를 낼 수도 있어 보인다.
▲ 정종평 나이벡 대표이사.
22일 나이벡에 따르면 2022년 1월 미국에서 열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참가해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NIPEP-TPP-KRAS’의 전임상(동물시험)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NIPEP-TPP-KRAS는 나이벡이 서울대학교와 함께 연구해 발굴했다.
KRAS는 인체 종양 형성에 관여하는 RAS 유전자 가운데 세포 성장을 관여하는 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벡은 NIPEP-TPP-KRAS를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종에 관한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장암이 발생한 쥐를 이용한 NIPEP-TPP-KRAS 전임상 시험에서 치료받지 않은 쥐와 비교해 종양이 90% 감소했으며 40일가량 생명이 연장됐다고 나이벡은 전했다.
나이벡 관계자는 “KRAS 표적 항암치료제가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2022년 미국암연구학회에서 연구자 및 기업관계자와 미팅 진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나이벡의 NIPEP-TPP-KRAS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KRAS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가운데서는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아직까지는 암젠의 KRAS 항암치료제만 품목허가를 받아 상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독일 제약회사 머크는 2020년 1월 약 2조9천억 원에 일본 오츠카제약 자회사인 타이호·아스텍스가 함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던 KRAS 억제제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전임상, 임상 시험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전임상 종료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KRAS는 세포 안에 존재해 약물 전달이 힘든 데다 유전자 변이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신약개발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벡은 자사의 세포 및 조직 투과 기능의 약물 전달 플랫폼기술인 ‘NIPEP-TPP’ 기술을 통해 세포 안에 있는 KRAS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나이벡은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NIPEP-TPP-KRAS에 이 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에 세포 안으로 직접 단백질 또는 항체를 전달해 효과를 높이며 안정성과 체내 이용률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면 메신저 리보핵산(mRNA),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등을 이용한 의약품에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나이벡은 설명했다.
앞서 올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글로벌 제약회사 암젠의 KRAS 표적 항암치료제 ‘소토라십(루마크라스)’의 품목허가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나이벡은 소토라십의 품목허가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KRAS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 NIPEP-TPP-KRAS의 공동개발 협약을 맺거나 기술수출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