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시장에 고정관념을 깬 차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자동차회사들 사이에서 엔진의 배기량은 낮추고 출력을 유지하는 ‘다운사이징’이 대세로 자리잡은 데 이어 차체 크기나 디자인 등에서도 기존 차급을 넘나드는 차들이 등장하고 있다.
◆ SM6에 이어 신형 말리부도 엔진 다운사이징
15일 한국GM에 따르면 한국GM은 4월 말부터 신형 말리부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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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앤소니 로 르노 외관디자인 총괄부사장, 프랑수와 프로보 전 르노삼성차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1월13일 충남 태안 한서대학교 비행교육원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 신년 기자발표회'에서 SM6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신형 말리부는 국내에 출시되면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두 차종 모두 ‘중형세단=2.0L 가솔린엔진’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차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르노삼성차도 SM6를 출시하며 1.6리터 가솔린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국산 중형세단은 배기량 2000cc의 가솔린엔진이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성능이 무난하고 연비도 적당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차체 크기는 그대로 둔 채 배기량은 줄이고 성능은 유지하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 차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운사이징은 말 그대로 작게 한다는 의미로 자동차업계에서 엔진을 작게 만든다는 뜻으로 쓰인다. 기존 2000cc급 자동차에 1600cc 크기의 엔진을 얹는 식이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에도 1.6리터 가솔린엔진과 1.7 디젤엔진이 각각 탑재됐다.
◆ 티볼리에어, 니로 등 차급 파괴한 차도 등장
준중형, 중형, 준대형 등 국내에서 차를 구분하는 기준에 맞지 않는 ‘애매한’ 차종도 늘어나고 있다.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니로가 대표적이다. 기아차는 니로를 출시하며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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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오른쪽 두번째) 기아차 사장과 김창식(왼쪽 두번째) 기아차 부사장이 3월29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니로 신차발표회에서 모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내 자동차관리법상 소형차는 배기량 1600cc 미만, 전장 4700㎜, 전폭 1700㎜, 전고 2000㎜ 이하다.
니로는 배기량과 전장은 소형차에 속하지만 전폭은 소형차 기준에서 벗어난다. 축간거리는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나 투싼보다 길다.
쌍용차의 티볼리에어도 차급이 애매하다. 티볼리에어의 배기량은 1597cc로 기존 티볼리와 같지만 길이와 높이는 각각 245㎜, 45㎜가량 늘어났다. 소형 SUV와 준중형 SUV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 있는 셈이다.
중형세단은 중산층 가족, 준대형세단은 성공의 상징이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쏘나타로 대표되는 국산 중형세단은 한때 중산층의 대표 차였다. 소비층 역시 가족을 동반한 40~60대가 많았다. 그랜저나 K7 등 준대형세단은 사회적 성공을 거둔 40~50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이런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신형 K7은 준대형세단 특유의 보수적 디자인에서 벗어나 파격적 디자인으로 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30대가 전체 소비자의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지난해 내놓은 2세대 K5도 20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