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내년 2월에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란 복병을 만났다.
티웨이항공은 먼저 중대형 항공기를 국내선에 투입하고 비즈니스석을 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대형항공사(FSC)들도 국내선에서 비즈니스석을 운영하고 있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중대형 항공기를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2가지 형태로 좌석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도입하는 중대형 항공기는 에어버스 A330-300으로 좌석수는 300석 수준이다. 최대 189석인 기존 737-800 보다 110석 가량 많다.
이 항공기의 최대 항속거리는 1만1750km로 티웨이항공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보잉 737-800(6천km)보다 2배 가까이 길고 최대 9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당초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으로 운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티웨이항공은 2020년 2월 정기운수권 배분에서 인천~호주 노선과 인천~키르기스스탄 노선을, 같은해 5월에는 크로아티아 노선을 따내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 노선을 확보하는 등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시장이 좁기 때문에 유럽과 같이 기존에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장거리 노선을 틈새시장으로 판단하고 항공기 도입을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여객 수요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재확산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를 들여온 뒤에도 당분간 중장거리 국제선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우선 A330-300을 김포~제주 노선에 도입해 비즈니스석을 운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국내 대형항공사들도 코로나19 장기화에 국내선에서 비즈니스석 운영을 재개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나서고 있어 티웨이항공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운영을 이어오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18년 만인 지난달 5일 비즈니스석 운영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2003년 11월부터 국내선 좌석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비즈니스 좌석을 없애고 일반석으로만 운항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거의 끊긴 데다 수요가 한정적인 국내선을 두고 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석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이 대형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서비스 부분에서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내놓은 항공 운임을 보면 가격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대한항공의 주말 선호시간대 기준 비즈니스석 운임은 김포∼제주 노선 18만9800원, 아시아나항공의 같은 시간대 비즈니스석 운임은 김포∼제주 노선 17만7천 원이다.
티웨이항공의 김포~제주 노선 비즈니스석 운임은 성수기 기준으로 16만3천 원이다.
대한항공과는 약 2만7천 원, 아시아나항공과는 1만4천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비즈니스석 탑승객들이 가격보다 기내 서비스 등을 더 중시한는 점을 고려하면 운임이 조금 싼 정도로는 비즈니스석 이용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비즈니스석 운영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석 운영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 밝히기가 어렵다”며 “현재 준비 중이며 마무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692억 원, 영업손실 1743억 원을 냈고,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매출 1451억 원, 영업손실 1186억 원을 보는 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상반기부터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이후 티웨이항공의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중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을 변경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티웨이항공은 이같은 재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4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참여하는 8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