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의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시설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중국정부의 규제 등으로 중국 전기차배터리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유럽에 새로운 전기차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추는데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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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유럽 각국의 정부들이 전기차 관련 보조금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유럽의 전기차배터리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올해 베터리사업을 중심으로 9746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40%가량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케미칼사업을 매각한 만큼 시설투자는 2차 전지, 그 가운데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기존 생산시설 증설과 유럽지역 신규 생산시설 확보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재 중국 시안공장과 국내 울산공장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시안공장을 전기차배터리 전용 공장으로 구성했으며 이곳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주력하는 삼원계 방식의 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를제기하면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고 삼성SDI는 중국 시안공장의 증설을 보류했다.
조남성 사장은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사업의 외형을 빠르게 확대해 중대형배터리사업부의 흑자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는 중국 보조금 중단 등으로 중국에서 수주에 공백이 생겨 올해 의미있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사장은 중국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시장으로 눈을 돌려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영국 등 유럽 각국의 정부들은 전기차를 확산시키기 위해 앞다퉈 전기차 관련 보조금을 도입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의하면 독일 정부는 7월1일부터 2020년까지 전기차를 구매한 개인에게 5천 유로, 기업에게는 3천 유로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현재 3만 대 수준의 전기차 보급을 2020년에 10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독일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시작하면 유럽 전기차시장의 성장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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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BMW 전기차 'i3'. |
조 사장은 유럽거점을 구축해 국내 울산공장과 중국 시안공장을 잇는 전기차배터리의 글로벌 생산 3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조 사장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유럽 공장은 여러가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거점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럽에 BMW, 폴크스바겐 등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몰려있다는 점도 삼성SDI의 유럽 생산거점 구축을 재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배터리시장의 성장세가 제일 두드러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중국정부의 태도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삼성SDI는 유럽의 전기차시장도 개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유럽 생산거점 확보시기를 앞당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