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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수 서울우유 상임이사(왼쪽)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가운데),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이사. |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우유업체들이 우유소비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우유업체들은 유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우유업체들이 차별화된 품질을 내세우며 유제품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들고 나왔다. 서울우유는 체세포수까지 관리한 신제품을 내놓았고 남양유업은 기존 흰우유 제품의 품질을 강화했다.
원유의 위생등급기준은 크게 세균수와 체세포수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우유는 세균수만을 기준으로 1등급 표시를 해왔다. 체세포수는 세균수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일반우유와 분리해 관리, 생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세균수와 체세포수가 모두 최고등급인 원유를 사용해 침체돼 있는 시장을 품질로써 돌파하겠다”며 “생산원가가 3~5% 높아지지만 우유 소비의 촉진을 위해 가격은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민호 서울우유 상무는 “체세포수까지 관리해 출시한 ‘나100%'는 우유의 가치를 높이고 좋은 우유를 고르는 제대로 된 선택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상품”이라며 “2009년 제조일자 표기제 시행에 이어 최고등급인 고급 우유를 대중화할 수 있는 포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유기농우유와 치즈브랜드인 ‘상하목장’을 통해 제품의 차별화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매일유업은 특히 상하목장 우유로 만든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면 원재료인 우유판매도 늘어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상하목장 아이스크림은 매일유업이 론칭한 카페 체인점 폴바셋 매장에서만 판매했지만 지난해부터 직영 매장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우유업체들은 소비가 한정된 국내를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도 발벗고 나섰다.
우유업체들은 특히 중국 분유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분유시장의 규모는 20조 원으로 추정된다. 중국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는 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2004년에 가짜 분유 파동, 2008년에 멜라민 분유 사태를 겪으면서 유아용 먹거리는 비싸더라도 수입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최근 제휴업체를 확대해 중국에서 유통채널을 강화했다. 중국 유아식 판매업체 비잉메이트와 특수분유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 중국에 특수분유 판매도 시작한다.
남양유업도 올해 초 세계 3위 중국 온라인 상거래사이트 JD닷컴과 제휴를 맺고 현지 유통채널 확대에 나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영업사원을 파견해 잠재력이 큰 34개 대도시를 핵심 타깃으로 삼아 연말까지 판로 개척을 끝낼 것”이라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지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영향으로 주요 우유 소비계층인 어린이와 청소년 수가 줄면서 국내 우유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일반 흰우유 시장규모는 2013년 1조107억 원에서 2014년 9950억 원, 지난해는 9449억 원으로 줄었다. 1인당 우유소비량도 지난해 32.5㎏을 기록해 전년 대비 1㎏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4.6㎏ 감소했다.
비싼 유제품 가격도 소비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을 조정하면 되지만 ‘원유가격 연동제’ 때문에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원유가격 연동제란 전년도 원유가격에 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다. 매년 상승하는 물가 상승률이 연동돼 있어 원유가 남아돌아도 생산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우유판매 가격도 인하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이 감소해 우유는 남아도는데 값은 비싸고 값이 비싸기 때문에 또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가격인하 카드를 빼들 수 없는 우유업체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해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