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곧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연준은 21~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뒤 성명을 통해 "(물가와 고용 등 경기지표에서)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 금리 동결, "내년 중반 마무리 목표 점진적 테이퍼링 적절"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금리 억제를 위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이 자산매입의 규모를 조만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안에 자산매입을 축소하겠다는 기존 입장보다는 상세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구체적 일정과 방법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대체로 경기회복이 추세를 유지하는 한 내년 중반쯤에 마무리되는 점진적 테이퍼링 과정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르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부터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시장에서는 11월에 일정과 방법을 공개하고 12월부터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인 0.00∼0.25%로 동결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반 동안 0%에 가까운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2022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점도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점도표에서 18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2022년도 금리인상을 점쳤다. 6월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보다 금리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2명 늘어났다.

2023년에도 현수준의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대답한 위원은 1명 뿐이었다. 17명 가운데 9명은 2023년까지 1%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에 따르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7%에서 5.9%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2022년 미국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기존 3.3%에서 3.8%로 상향됐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0%에서 3.7%로 올랐다. 2022년과 2023년 물가상승률은 각각 2.3%, 2.2%로 전망됐다.

실업률은 올해 안에 4.8%로 낮아진 뒤 2022년 3.8%, 2023년 3.5%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