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 속에 몸을 사리던 모습과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더이상 투자를 미룰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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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식 CJ그룹 회장. |
CJ제일제당은 21일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인 중국의 하이더사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00% 지분 인수로 금액은 한화 360억원이다.
하이더는 1986년에 설립된 식품 및 기능성 아미노산 전문회사로 중국 저장성 닝보시 경제개발구역에 2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하이더가 기능성 아미노산 생산기술의 핵심인 정제기술력이 뛰어나고 300여개의 글로벌 고객 및 판매망을 갖춘 전문 업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하이더 인수를 통해 40종 이상의 기능성 아미노산과 아미노산 유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은 향후 5년 동안 핵심기술 및 설비, 전문인력 확보 등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수액제, 영•유아용 아미노산 등 의약용 아미노산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매출 4천억원,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해 총 1조 원 규모의 기능성 아미노산시장에서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CJ CGV는 코파펀드,IMM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터키 최대 영화 스크린 보유기업인 마르스 미디어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대금은 약 8천억 원 규모인데 인수를 잠정 합의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스 미디어는 터키 주요 도시에 멀티플렉스 ‘씨네맥시멈’을 운영하며 약 612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CJ그룹 측은 “이번 인수는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는데 최고경영자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CJ그룹은 앞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더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 CGV는 인도, 미국 등지에서도 영화관 매물이 나올 때마다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2012년에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하지만 CJ그룹의 매출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매출 역시 29조 원 수준에 그쳤다. 인수합병에 나섰지만 이재현 회장의 부재 속에 인수협상이 막판에 틀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장기적으로 그룹의 성장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CJ그룹 수뇌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의 위기의식은 손경식 회장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나타났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기부재로 우리 그룹은 어려운 위기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의 성장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각 계열사는 비효율과 낭비를 제거하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의 경우 계열사에서 판단해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