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안갯속에서 대통령선거 본선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석열 전 검찰총장를 가상하고 본선전략을 짜왔는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상승세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선 본선전략 다시 짜나, 윤석열 홍준표 누가 상대될지 안갯속

▲ (왼쪽부터)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8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경선판에 변화 조짐이 일어나자 민주당도 본선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홍 의원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제치기도 했으며 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벌인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우세한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의 응답을 받아 진행한 대선후보 가상 양자대결에서 홍 의원은 46.4%, 이 지사는 37.7%로 집계됐다. 

두 사람의 격차는 8.7%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밖이다. 다만 이 조사는 20대 남성, 50대 이상 응답자 비율이 높아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홍 의원도 상승세에 따른 자신감으로 이 지사 때리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지사와 대결구도를 형성하면서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 지사를 ‘경기도 차베스’에 빗대어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경기도의 차베스를 잡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라를 차베스에게 넘기면 되겠느냐”며 “토론, 강단, 추진력, 정직성, 정책능력, 도덕성에서 압도하겠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도 본선전략을 다시 짜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으로 상대편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전략 수정이 필수적이다.

이 지사로서는 윤 전 총장이 더 상대하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대선은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양측 세력이 팽팽하게 갈린 양자대결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권교체 비율이 좀 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뢰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내년 대선의 성격을 묻는 조사를 살펴보면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9.8%,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7%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개인적으로 안고 있는 위험요인이 너무 많아 정권교체의 열망을 오롯이 흡수하기에 어렵다는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6월 말 정치입문을 공식화한 뒤로 의혹과 해명, 연이은 말실수 논란, 당대표와의 소모적 말싸움이 이어졌다. 아직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 차례 검증을 받아 치명적 약점이 없으며 중도층을 흡수하기에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2030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도 이재명캠프에서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 지사캠프에서는 상대편 후보와 관계없이 이 지사가 지닌 강점으로 승부를 보겠다면서 고발청부 사태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이 지사캠프 관계자는 "후보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재명 후보가 가진 강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