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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 판도라TV 대표이사(좌)와 김경익 판도라TV 이사회 의장(우) |
판도라TV를 설립한 김경익 판도라TV 이사회 의장이 회사의 성장세에 힘을 더하기 위해 3년 만에 대표 자리로 복귀한다. 김 의장은 빠른 의사결정 등 오너경영의 장점을 살려 판도라TV의 모바일부문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형우 판도라TV 대표이사가 오는 30일 사임한다고 판도라TV가 13일 밝혔다. 판도라TV는 당분간 창업주인 김경익 의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체제로 운영된다. 판도라TV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창업철학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최 대표의 사임이유를 밝혔다.
최 대표이사의 사임에 대해 업계는 판도라TV가 김 의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공격적 경영을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안정적 수익모델을 확보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지금 더욱 치고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 대표이사는 시장에서 잊혀져 가던 판도라TV를 살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최 대표이사는 2011년 판도라TV 대표이사에 올랐다. 부사장으로 영입돼 6개월 간 판도라TV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 대표이사가 들어온 지 6개월 만에 만년 적자기업 판도라TV는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판도라TV는 2005년 국내 최초의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다. 출범 직후부터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수익은 내지 못했다. 판도라TV의 주력사업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수익은 광고에 의존하는 ‘고비용 저수익’의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UCC 열풍과 함께 시작된 저작권 및 사생활 침해 문제, 인터넷 실명제도 판도라TV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유튜브에 넘겨줬다. 유튜브는 2008년 국내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했지만 현재 74%를 차지하며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사이 판도라 TV의 점유율은 42%에서 4%로 10분의1로 줄었다.
특히 2009년 4월부터 시행된 인터넷 실명제로 이용자들은 판도라TV를 이용할 때 반드시 실명인증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던 반면 유튜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유튜브는 국가를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폐지된 후에도 이미 마음을 돌린 소비자들은 판도라TV로 돌아오지 않았다.
김경익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가 최 대표이사를 직접 영입했다. 최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들어온 직후부터 체질개선에 나섰다.
그 뒤 판도라TV는 광고에만 의존했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판도라TV가 개발한 동영상재생서비스 ‘KM플레이어’를 주력사업으로 키웠고 스트리밍서비스 프리미엄 유료화 모델을 개발해 일본에 진출했다. 기업과 정부에 기술도 제공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판도라TV는 2012년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지난해 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KM플레이어가 매년 해외매출을 200%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인터넷 대상 비즈니스부문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아직도 모바일 대응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경익 의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모바일 부문을 반드시 잡으려 하고 있다.
김 의장은 2012년 판도라TV의 자회사 에브리온TV를 만들어 무료 모바일 스트리밍 방송에 진출했다. 이제 판도라TV에 돌아와 모바일 사업역량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3월 KM플레이어의 모바일 버전도 출시했다.
최 대표이사는 물러난 뒤 연말까지 판도라TV 고문으로 활동하며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이사는 야후코리아 검색사업부문장, 다음커뮤니케이션 e마케팅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