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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한국 시각으로 17일 새벽에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전 세계는 향후 인상시점에 주목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기준금리는 6월이 돼야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6월 시작, 하반기 추가 인상” 전망
연방준비제도는 16일 통화정책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격인 정책기금금리를 0.25~0.50%로 유지했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신중을 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가 향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옐런 의장을 비롯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 17명이 올해 말 시점의 기준금리를 예상한 수치들을 모아놓은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을 0.9%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1.4%에서 크게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보통 0.25%포인트씩 올린다. 이를 감안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전문가들은 대부분 6월 정례회의에서 첫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대체로 비둘기파 입장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전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가 남아있는 상반기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정례회의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를 매우 완만하게 유지할 것으로 시사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6월에 처음 오른 뒤 하반기에 한 차례 더 인상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실업률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며 “물가 상승과 유가 반등으로 미국의 제조업지표가 개선될 여지가 있는 올해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분석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씨티그룹 등 미국의 주요 투자금융(IB)회사들도 6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하반기에 한차례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미국 물가상승률의 하락 가능성을 근거로 금리인상 횟수를 한 차례로 전망했다.
◆ 글로벌 경제 불안 달래기 나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월 이후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안해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끝낸 뒤 공개한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의 경제 발전 속도와 금융시장 상황은 계속 위험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1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그 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경제는 가계지출의 완만한 증가세와 안정적 고용률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 없었다고 평가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는 1월 성명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3월에 지속적 위험을 직접 명시했다”며 “금리인상이 해외경로를 통해 미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정책을 펼치기로 결정한 점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입장을 지켰다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 미국의 에너지 가격조정을 불러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불러왔을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가 완화기조의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에 가세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