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겠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내보였다.

고 내정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현재 가계부채 상황은 적극적 대응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 내정 고승범 “가계부채 관리 가능, DSR 적용시기 재검토"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고 내정자에 가계부채 대응방안과 관련한 질문을 내놓은 데 대답한 것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에 가장 큰 위혐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금융당국이 어떤 기준을 두고 가계부채문제를 관리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내정자는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6%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며 금융위원장 취임 뒤 기존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대답했다.

오 의원은 대출총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목표로 삼는 일은 안일한 대책으로 읽힐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내정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가계부채 증가를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국민들과 소통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대상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고 내정자의 시각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고 내정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효과가 제2금융권에 나타나지 않는 사례도 있어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여러 방안에 관련해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적용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기는 등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일이 경영에 간섭하는 ‘관치금융’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 내정자는 “금융회사에 직접적 관치금융은 피해야 하지만 가계부채 관리와 같은 목표에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나친 가계대출 규제 강화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구직이 어려워진 청년들이 대출규제까지 강화되자 생계비를 위해 불법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내정자는 "대출 만기연장 등 청년과 자영업자를 도울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