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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격적 투자로 신세계그룹의 외연을 넓혀 유통업 성장정체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사업확대는 재무구조 악화와 같은 리스크가 수반되기 때문에 제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의 대담한 승부수는 통할지 주목된다.
◆ 신세계그룹, 외연 확대해 성장 꾀해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투자를 늘리고 신사업 범위를 확대해 그룹의 외연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들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잇따라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7개 계열사에서 모두 18개의 사업이 추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새로 추가했다”며 “당장 해당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신사업으로 광고업을 추가했다. 광고대행사가 맡아온 매장 내 광고물 중 일부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광고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의 시스템통합회사인 신세계I&C는 위치정보업, 광고업, 의료기기 판매업 등 7개의 신사업을 추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화장품 용기 제조업과 주류판매업을 추가했으며 신세계푸드도 인테리어 디자인업을, 식탁 및 주방용품 소매업, 부동산 전대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로 넣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4조1천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금은 복합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와 이마트 신규출점,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채널 강화 등에 사용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면서 내수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유통기업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투자를 늘리면서 신규채용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7600명을 채용하고 하반기까지 합쳐 모두 1만4400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 제때 결실 내야하는 부담
정 부회장의 이런 행보는 다른 대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전국경제인연합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금융그룹 제외)의 투자계획은 122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투자계획보다 약 1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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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업을 확장할 경우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더 큰 성장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사업 확장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지만 악화된 재무실적을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투자가 빠른 결실을 내지 못하면 재무구조 악화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약 5조 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차입금 규모로만 따져도 신세계그룹은 매해 수백억 대의 이자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회사채 등을 발행할 경우 이자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1월 신세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유통업계 업황이 좋지 않고 투자규모도 늘어 재무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 13.6%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