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측이 교보생명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가격 산정과 관련한 첫 공판에서 통상적 업무 과정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들은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등 부정공모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0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진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직원 2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5명의 피고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이 법률적 쟁점을 다투기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검찰은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이 최소 7차례에 걸쳐 이메일을 통해 안진회계법인에 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하며 고의로 풋옵션 가치를 높였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1주당 가치평가 금액은 애초 20만 원대에서 40만 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찰이 제시한 이메일 증거자료에는 가치평가보고서 작성 초기에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자고 상호합의한 내용이 포함됐다.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이 논의 끝에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값 높이자"고 합의했다는 내용이 이메일에 명시됐다.
최종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때에도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금까지 산출한 가격을 시나리오별로 요약표를 만들어달라"며 "이를 완성해주면 어피니티 컨소시엄 내부적으로 논의해 가격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고 검찰 측은 주장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가치평가 보고서에 투자자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이유로 보고서가 허위라는 공소사실은 유례를 찾기 어려우며 의뢰인의 합리적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통상적 업무 과정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은 9월 10일로 예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