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경상남도 고성군에 건설을 추진하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놓고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여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동발전이 발전소 건설부지로 고성을 선택하면서 미리 주민들의 동의를 확보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발전소 건설사업이 백지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 고성 LGN발전소 주민 동의 받아도 고전, 환경단체 반발 거세

▲ 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


19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등의 환경단체들은 남동발전이 고성군에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는 문제를 공론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발전소 건설이 남동발전과 고성군의 일이지만 결국은 국가의 전력수급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앞서 13일에 경상남도 진주시에 위치한 남동발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의 건설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남동발전이 이미 고성군에서 30년 동안 삼천포화력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주민들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해 왔는데 다시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석탄화력발전 못지않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재생에너지 대체계획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고성군청에 집회신고를 내고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 반대시위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남동발전이 고성군과 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약은 맺었지만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등 후속절차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은 남동발전의 사업 진행을 순탄치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남동발전이 이후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환경단체와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남동발전이 대구처럼 발전소 건설사업이 무산되는 경험을 다시 겪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이 이번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 지방의회로부터 절반 이상의 동의를 확보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뒤 발전소 부지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이 발전소 건설부지를 스스로 찾아 직접 선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를 상대로 공모를 진행하게 된 것은 주민들의 반발로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폐쇄가 예정된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 4호기를 대체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대구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거단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당초 발전소 건설을 반겼던 대구시마저도 주민들의 반대에 한발 물러서자 발전소 건설이 무산됐다.

남동발전은 이후 고성지역을 새 건설부지로 결정하면서 낸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입지의 선정은 주민과 의회의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 것으로 사업추진에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은 폐쇄를 앞둔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 4호기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남동발전은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기존 삼천포화력발전소 부지 안에 1GW 규모로 세우며 2024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