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먹튀 논란의 불똥이 카드사로, 검증 너무 소홀 지적도

▲ 13일 머지플러스가 올린 환불 관련 공지.

머지플러스가 '20% 할인'을 내걸고 상품권을 판매하던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고 나서면서 판매사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안으로 머지포인트와 연계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당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13일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공지를 보면 현재 온라인 신청페이지를 통해 포인트 환불신청을 받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환불기한을 명시되지 않았고 배상능력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고객들은 직접 본사를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머지플러스 누적회원은 100만 명에 이른다.

앞서 머지플러스는 "머지플러스 서비스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터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그동안 머지플러스는 포인트형 상품권인 '머지머니'를 판매해 왔다. 

오픈마켓 등에서 이를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소비자는 이를 제휴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짠테크족'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머지플러스는 이와 함께 구독형상품인 '머지플러스'도 팔았다. 이는 상품권인 머지머니를 구입하지 않고 월 1만5천 원의 구독료를 내고 제휴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의 20%를 할인받는 서비스다.

이러다 보니 20%라는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대하는 사업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소비자들이 환불 여부의 불확실성으로 불안에 빠진 상황이라 그동안 포인트 판매를 통해 이익을 올린 제휴사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티몬, 옥션, 지마켓, 위메프, 11번가 등 오픈마켓들은 그동안 머지포인트를 팔아 수수료와 고객유입 효과를 누려왔는데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카드도 6월 업무협약을 맺고 머지포인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선보이기로 했는데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KB국민카드는 머지포인트 정기구독서비스 특화혜택과 머지포인트 제휴 가맹점 추가할인을 담은 카드를 하반기 안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번 사태로 상업자표시신용카드 출시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업무를 추진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연기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며 "해결되는 상황을 먼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들어 상업자표시신용카드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증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KB국민카드의 이름을 걸고 관련 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나온 뒤 이런 피해가 발생했다면 고객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을 입었을 수도 있었다. 

다른 제휴사들이 단순한 판매마케팅 제휴인 것과 비교하면 상업자표시신용카드는 일종의 전략적 제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무제휴 단계에서는 검증 책임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업무제휴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추상적 협력을 약속하는 단계"라며 "세부적 조건이나 논의는 그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검증의 책임은 업무협약이 아닌 본계약 단계에서 묻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