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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욕설 녹취록' 파문으로 구설에 오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이동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김무성 대표에게 면담 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뉴시스> |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막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사과를 위해 찾아온 윤 의원과 면담을 거부했고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의원의 공천 배제와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음모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9일 오전 11시께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아 20분가량 기다렸지만 김 대표가 다른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면서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 대표는 윤 의원을 만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만하라, (기자들 몰리니) 위험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윤 의원은 대표실을 나온 뒤 “일단 대표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 모두에게도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취중의 사적 대화까지 녹음해서 언론에 전달하는 행위는 의도적인 음모”라고 반발했다.
통화 상대가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술을 많이 마셔서 누구와 대화했는지 기억인 안 난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비박계는 발끈하고 나섰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인 김학용 비서실장은 녹취록이 공개된 뒤 “이런 발언을 한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어떻게 볼지 너무나 걱정이 된다”며 사실상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구했다.
비박계 홍문표 사무부총장은 “본인이 저렇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며 윤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반면 친박계 핵심 의원은 “개인 간 얘기한 것을 누가 몰래 녹음을 해서 언론에 전달한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며 “정말 정치공작 냄새가 난다”며 윤 의원을 비호했다.
8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친박계 중진의원으로 추정되는 한 인사와 통화를 하며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며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의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윤 의원의 통화상대는 현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일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윤 의원이 통화 상대자에게 ‘형’이라는 표현을 쓴 만큼 나이가 많은 친박계 핵심의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박계 이재오 의원은 윤 의원의 통화 상대자로 공천관리위원 또는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 아니겠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