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고 있다. 수년 내로 성과가 보일 것이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2018년 한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3년 뒤 방 의장은 소셜카지노게임사 스핀엑스 인수에 2조5천억 원을 베팅했다. 
 
[오늘Who] 넷마블 안마당은 북미, 방준혁 소셜카지노 인수 또 승부수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현지에서 인기가 좋은 소셜카지노게임을 앞세워 북미시장에서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3일 넷마블에 따르면 카밤과 잼시티에 이어 스핀엑스 인수까지 확정되면서 북미 게임시장을 안정적으로 공략할 게임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한국 게임시장은 글로벌 4위 규모이지만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단으로서 방 의장은 성장성 높은 해외 게임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방 의장은 2016년부터 넷마블의 경영목표로 ‘글로벌 개척자(파이오니어)’를 제시하면서 해외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열중해 왔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은 2021년 1분기 매출의 71%를 해외에서 거뒀다. 2013년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의 1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해외매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넷마블을 비롯한 한국 게임사들은 2018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판매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언제쯤 다시 열릴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이 방 의장의 뜻대로 해외매출을 더욱 끌어올리려면 북미 게임시장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게임시장 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을 합친 북미 게임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99억 달러로 집계됐다. 게임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25.1%로 중국(21.6%)을 앞선다.

방 의장도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연간 매출 2조5천억 원대인 넷마블에게 국내 게임시장은 너무 좁다”며 “중국시장이 틀어막힌 점을 고려하면 넷마블의 미래는 북미 등에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에 강점을 지녔는데 이 장르는 북미게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편이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넷마블은 2015년 캐주얼게임 개발사 잼시티를 1550억 원에 인수했다. 2017년에는 마블 지식재산(IP)을 보유한 캐나다 게임사 카밤을 1조 원에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은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36%를 북미 지역에서 거뒀다. 한국(29%)보다도 북미에서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번에 스핀엑스 인수를 확정하면서 게임 장르 다변화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소셜카지노게임시장이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시장 규모는 2020년 57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2024년에는 72억 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매출 증가세를 북미지역에서 상당부분 뒷받침하고 있다. 스핀엑스도 2020년 매출의 70% 이상을 북미에서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방 의장은 2016년 소셜카지노게임시장 선두기업인 플레이티카 인수를 추진했는데 이때도 북미 게임시장의 매출 확대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원 넷마블 대표집행임원은 “스핀엑스 인수로 역할수행게임에 더해 소셜카지노 장르까지 확보하게 됐다”며 “게임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게임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