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그동안 정책상품을 통해서만 다뤄왔던 개인사업자대출을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한 대출상품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이를 개인사업자대출까지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2020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10.2%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30%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매달 2500억 원 규모의 중저신용자대출을 실행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확대는 사잇돌대출 등 정책상품을 통한 중저신용자대출은 포함되지 않아 자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려야 한다.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가 시급할 수밖에 없다.
이에 윤 대표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쉴 틈 없이 내놓고 있다.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를 위해 그동안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금리를 올렸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의 한도도 최대 1억 원으로 확대했다. 중저신용자가 대출을 받으면 첫 달 이자도 지원해준다.
다만 중저신용자시장을 겨냥하는 금융업권이 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저축은행과 대부업권이 중저신용자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서며 카드, 캐피털사 등도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금리대출시장에 특화된 P2P금융업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며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윤 대표는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군으로 개인사업자들을 점찍어 둔 것으로 보인다.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은 대표적 중저신용자시장으로 꼽힌다.
개인사업자에 관한 신용평가는 주로 사업주의 개인 신용정보에 근거하고 있어 사업체가 지닌 유·무형의 경쟁요소 등은 신용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의 절반가량은 중저신용자로 분류되고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기준 비법인기업 대출금은 409조880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법인기업은 법인기업 이외에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조직으로 통상 개인사업자를 뜻한다.
카카오뱅크가 자체적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실행하게 되면 중저신용자대출 공급비중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윤 대표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7일 한국신용데이터와 함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금리혁신법인은 25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예비허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금융위가 허가하면 국내 첫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가 된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주주사들의 금융, 비금융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도 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체 개인사업자대출과 관련해 한도, 금리 등 자세한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신용평가사 설립을 통해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면 기존에 대출을 받지 못하던 개인사업자까지 대출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