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성 와디즈 대표이사가 유통과 금융서비스의 중간지점에서 시작한 펀딩서비스를 유통과 투자로 명확히 구분해 각각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는 올해 초부터 이를 위해 법인분리절차를 밟아 왔다.
27일 와디즈에 따르면 7월 초를 목표로 법인분리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올해 초 세운 계획에 맞춰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사업을 분리하고 있다"며 "마무리 단계를 진행하고 있어 7월 초에는 법인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올해 1월 상반기 안에 일부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와디즈는 제품과 서비스를 보상으로 돌려받는 펀딩서비스(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와 비상장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공유받는 투자서비스(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이번 법인분리를 통해 펀딩서비스는 모회사인 와디즈에 넣고 자회사 와디즈파이낸스를 설립해 투자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펀딩서비스는 새로운 유통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는 하반기 안에 공간 와디즈를 포함한 신규 사업을 통해 펀딩서비스를 유통서비스로 확장해 펀딩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오프라인 체험공간인 공간 와디즈를 통해 메이커(제품 개발자)들에게 유통부분에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펀딩서비스는 유형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가 많았는데 이를 콘텐츠로 확장한다.
와디즈는 최근 항공권, 라이프스타일, 친환경, 한국의 멋 등 콘텐츠 관련해 자금을 모으는 펀딩을 선보이기도 했다.
투자서비스는 비상장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 종합플랫폼으로서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가 법인분리를 마무리하면 사업 고도화 외에도 책임중개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와디즈는 2016년부터 4년 동안 매출 증가율 1736.9%을 보이고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펀딩 2만4700건에 이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사업이 확대되며 소비자에게 모호하게 비춰질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펀딩서비스는 자본이 필요한 메이커가 시제품을 선보이면 펀딩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물건값에 해당하는 만큼의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포터(자금을 지원한 사람)는 펀딩이 완료되면 제품을 보상으로 제공받는다. 마치 거래를 통해 제품을 구매했다고 여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에 주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유형은 보상으로 제공받은 제품의 품질불량, 환급거절, 배송지연 등의 문제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은 전자상거래법에 포함되지 않는 투자상품이다.
법적 규제가 따로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며 와디즈는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신 대표가 법인분리 카드를 꺼내든 또 다른 이유다.
법인분리를 통해 유통과 투자로 서비스를 분리해 새로 유입되는 고객들의 혼선을 줄이고 메이커와 서포터 사이에서 책임중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 관계자는 "법인을 분리해 유통서비스와 투자서비스를 명확히 구분해 제공하겠다"며 "소비자로서 보호할 수 있는 부분과 투자자로서 보호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눠 책임중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