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 등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올해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은 2000년 '닷컴버블' 사태 재현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미국언론이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지금 우리 눈 앞에서 제2의 닷컴버블 사태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상황이 닷컴버블 때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테슬라 주가 하락은 2000년 닷컴버블 때와 비슷"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테슬라를 주축으로 한 전기차 관련주와 친환경주 등 주가는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올해 들어 크게 떨어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고점과 비교해 약 32% 빠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주가 흐름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행동도 닷컴버블 상태 때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닷컴버블은 1999년 말부터 투자자들이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IT업종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뒤 2000년 들어 주가가 고점 대비 평균 83% 하락했던 사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 주가 역시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올해부터 순식간에 거품이 꺼지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근본적 기업가치보다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고 앞다퉈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점도 닷컴버블 사태와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미국 증시 상장기업들의 주가 고평가 수준도 닷컴버블 사태 직전과 비슷한 상태"라고 바라봤다.

다만 테슬라 등 기업 주가가 크게 하락하더라도 전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닷컴버블 사태 때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주가가 급등한 종목 수가 닷컴버블 때보다 비교적 적고 전기차와 친환경 등 신산업 성장세는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주가 하락 사태는 2000년 닷컴버블 사태와 유사하지만 2009년 미국 증시가 급등하기 직전까지 나타났던 일시적 조정기간과 비슷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