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탈석유화 흐름이 나타남에 따라 해수담수화에서도 친환경적 담수생산방식인 역삼투압 필터방식이 부각되고 있다.
역삼투압 필터는 높은 압력을 가해 물 분자를 농도가 낮은 쪽으로 통과하도록 해 정화하는 방법으로 환경오염이 적은 특징이 있다.
반면 바닷물을 끓여 증발해 담수를 생산하는 기존 다단증발방식(MSF)와 다단효용방식(MED)은 탄소배출 등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중동국가들은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내구연한이 다가오는 데다 국제적으로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새로운 설비를 구축하는 데 역삼투압 방식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활용수뿐만 아니라 산업용수로 사용할 담수도 많이 필요해 역삼투압 필터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중국 등 세계 4개 나라 5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역삼투압 필터 단독 공급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은 2022년까지 약 17만개 이상의 해수담수화용 역삼투압 필터를 고객회사에 공급하게 된다.
LG화학은 역삼투압 필터를 포함하는 첨단소재 사업조직에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하며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해수담수화 역삼투압 필터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 해수담수화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152억 달러(약 18조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해수담수화시장이 해마다 15%씩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증발법과 역삼투법이 각각 50%와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환경을 강조하는 흐름이 계속된다면 역삼투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2019년 취임한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을 찾는다는 취지에서 수처리 필터사업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신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친환경적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경영(Substantiality)을 강조했다. 그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속가능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며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적 사업들을 앞으로도 확대해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의 친환경 경영기조에 맞춰 친환경 수처리 필터사업에 집중한 결과 LG화학은 글로벌시장 점유율에서 지난해 3위권으로 올라섰다.
글로벌 수처리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와 일본 조사업체 후지게이자이에 따르면 LG화학은 2020년 글로벌 해수담수화 역삼투압 필터시장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듀폰, 일본 도레이에 이어 니토덴코와 비슷한 수준으로 LG화학이 해수담수화용 역삼투압 필터분야에서 핵심기업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 관계자는 “2021년 핵심시장인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가 앞으로 5년 안에 해수담수화부문 글로벌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