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시대교체, 세대교체, 선수교체가 이뤄지는 정치혁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경선이 결국 이광재, 이재명 양강 구도로 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전 의원은 이광재 의원의 최측근으로 이 의원의 대선 준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의원 외의 민주당 후보들이 분배와 돈 쓰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혁신성장과 기술혁명, 미래를 두고 얘기하는 후보가 없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을 얘기하면서 4차산업혁명에 관한 미래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경선의 ‘이준석 돌풍’을 두고 “결국 국민이 젊고 생기발랄한 리더십을 바라는 것이다”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부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이날 이 의원이 내놓은 대선 비전을 놓고 미래로 향하는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는 해석이 많다.
오랜 정치공백 끝에 지난해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천착했던 분야도 ‘미래’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 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으며 디지털 전환 등에 관한 제도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런 변화를 위해 정치적으로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 왔다. 산업화와 민주화시대를 지나 디지털시대로 전환되는 국면에 디지털세대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의원은 86세대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세대교체론이 그대로 스스로 적용돼 외려 교체대상으로 여겨질 여지도 있다.
이 의원이 이런 세대적 한계와 세대교체의 필요성 사이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세대 사이 징검다리 역할로 위치를 선정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과거 ‘3김’이 86세대의 정치권 진출 길을 닦은 것과 비슷한 역할을 맡는다는 뜻이다.
과거 2000년 무렵 김영삼·김대중·김종필 3김은 당시 30대였던 86세대를 끌어들이며 정치권의 ‘수혈’을 꾀했다. 이를테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할 때 우상호·임종석 등을 끌어들였다. 이때 들어온 86세대 정치인들은 16대 총선에서 다수 원내에 진입했다.
이후 86세대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포진하며 새로운 세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젊은 나이와 부족한 경험 때문에 국정의 일부를 담당하는 데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의원이 세대교체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다면 새로 떠오르게 될 디지털세대가 정치적 시행착오를 줄이며 정치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후원자로서 정치적 입지를 키울 수 있다.
앞서 이 의원은 10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권도 현재 디지털 경제, 신경제를 이끄는 20대, 30대, 40대를 대거 발탁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선출직에도 20대, 30대, 40대의 젊은 에너지가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2027년 차차기 대선까지 내다본다면 이런 역할도 유효할 수 있다. 아직 의미 있는 대선 지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이 의원으로서는 이번 대선 도전을 발판 삼아 그 다음 대선까지 바라본 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는 5월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월간집계)에서 이 의원은 2.1%의 응답을 받는 데 그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30.5%), 이재명 경기도지사(25.3%),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1.1%)와 비교하면 격차가 제법 큰 셈이다. 이번 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24~25일 이틀 동안 1035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교적 최근 대선 몸풀기를 시작한 것 치고 괜찮은 출발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역전극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 의원은 1965년 태어나 50대인데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박용진 의원을 제외하면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다음 대선 때는 60대에 접어들게 된다. 세대교체의 주역보다는 세대교체를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이 더 어울릴 수 있는 셈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3김’이 86세대의 에너지를 끌어냈듯이 새로운 세대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정치세력이 나오길 바란다. 그래야 나라가 미래로 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