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향해 밀실매각을 통해 투기성 자본에 대우건설을 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본분을 망각한 채 밀실매각을 통해 투기성 자본인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해 또다시 흑역사를 반복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노조 "산업은행, 밀실매각으로 투기성 자본에 넘기려고 해"

▲ 대우건설 로고.


노조는 "KDB인베스트먼트는 사모펀드 두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려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안에 인수자를 결정하고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짓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투명한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의 방식으로 밀실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김형·정항기 사장을 사업부문과 관리부문 각자대표로 내세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사모펀드(PEF)들과 중국 자본들이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사모펀드들이 인수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매각을 염두해 두고 단순 투자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사모펀드는 건전한 목적의 인수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조는 "인수합병(M&A) 인센티브에 눈이 멀어 대우건설 6천여 임직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단순 투기자본에게 대우건설을 넘기려 하고 있다"며 "실질적 이해당사자인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향해 밀실매각을 중단하고 매각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입찰가격이 아닌 대우건설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 가능성을 매각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수의계약을 통한 밀실매각이 아닌 국가계약법에 따른 투명한 매각절차를 통해 건전한 인수자들이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졸속·밀실매각을 밀어붙인다면 앞으로 진행될 예비입찰자 실사 과정에서 저지활동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매각을 원천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