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IT의 수요둔화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데다 전장부품 등 신사업에 대한 준비도 경쟁사보다 늦어 올해 실적부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윤태 사장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앞당기는 등 좀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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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박원재 KDB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전기는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 IT산업의 부진으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사업에서 성장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신사업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데 자동차와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기기 등 신규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경쟁업체보다 준비가 늦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기는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카메라모듈과 무선충전모듈,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거래선을 자동차 분야에서 확대해 IT 부품 수요 둔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경쟁사나 일본 경쟁사에 비해 삼성전기의 진출시기가 늦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장부품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은 외부 고객사를 조기에 확보해 꾸준한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 고객사 확보는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내 경쟁사인 LG이노텍의 경우 10년 이상 전장부품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해외 거래선을 확대해 지난해 4분기 전장부품사업부가 전체매출의 18% 정도인 27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전장사업 매출 비중은 현재 전체의 1%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라며 "전장사업의 확대가 실적개선에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윤태 사장이 삼성전기의 전장부품사업을 빠르게 키워내려면 인수합병 등 공격적 확대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1조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해 차세대 성장동력에 투자할 재원이 충분하다"며 "부진한 사업환경을 극복하는 신사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기의 성장 가능성은 전장부품에 달려있다"며 "아직 매출비중이 미미하지만 다른 업체와 전략적 협력이나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윤태 사장이 삼성전기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전장부품사업 육성을 본격화한 것도 삼성전기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양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은 삼성전기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후발주자로서 필요한 강력한 우군을 만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