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월31일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여권의 불리한 재보궐선거 판세에 악전고투하고 있다.
지지층 결집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위원장은 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 관련 논란을 놓고 “김 실장의 경우에는 면목이 없는 일로 경질이 불가피했다”며 “의원들의 경우는 당 내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은 데 더해 김 실장, 박 의원 관련 논란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져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가 이른바 정권심판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이 위원장으로서는 손써볼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의 선거를 책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3월30~31일 실시해 1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정부와 여당 심판을 위해 야당 지지’가 54.1%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와 여당지지’ 36.3%보다 오차범위 이상으로 우세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후보를 놓고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지지가 57.5%로 36.0%의 지지를 얻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1일부터 이날 이후로 실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 기간에 들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선거 판세의 가시적 변화가 드러나기는 어렵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재보궐선거의 전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한 높여 최종 개표결과에서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 위원장은 급기야 ‘읍소 전략’에 나섰다. 당의 지지층을 다잡으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핵심 지지층이 지레 여당의 패배를 예상하고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도 있다.
이 위원장은 3월31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 무한책임을 느끼면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화가 풀릴 때까지 저희는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며 “잘못을 모두 드러내면서 그것을 뿌리뽑아 개혁할 수 있는 정당은 외람되지만 민주당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이 위원장에 이어 1일에는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그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내놓은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읍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정치적 명운이 달린 만큼 남은 선거운동기간에 읍소전략 외에도 새로운 공약 제시 등으로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크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으로 봐서는 박 후보의 역전을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부터 각자 지지세력이 결집할 때라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흐름을 놓고는 “아직 민주당 후보가 좀 뒤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내부 여론조사 상으로는 격차가 좁혀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