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디딤돌 삼아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을 확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상장을 검토하고 있어 저유가로 위축된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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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
12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상장을 추진한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는 6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아람코 기업공개에 큰 관심이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내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2.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아람코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최소 2조5천만 달러 이상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5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가 국가 재정수입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수입의 90%가 석유에서 나오는데 국제 유가하락으로 지난해 98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사우디아라비아 GDP의 15%에 이르러 사상 최대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 상장으로 재정난을 해소할 경우 그동안 얼어붙었던 건설 투자경기 회복이 기대된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저유가로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 사업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으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가교로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1조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지분 38.0%를 확보해 포스코(52.80%)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포스코건설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건설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아흐메드 에이 알-수베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수베이 부사장은 아람코의 전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모하메드 에이 아부나얀 아크와파워 회장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아크와파워는 사우디아라비아 민간발전회사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추천으로 아람코 인사가 포스코건설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은 해외사업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 기회를 늘리고,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의 경영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태현 사장은 올해 중동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모멘텀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추진 중인 협력사업을 조기에 가시화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우리가 먼저 제안할 것”이라며 “중동지역을 제2의 베이스캠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사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없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경기가 활성화되면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스코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확대가 기대를 받는 것은 쌍용건설이 이미 입증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월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됐다. 두바이투자청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부펀드다.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을 등에 업고 지난해 두바이에서 16억 달러 규모의 대형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의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들에 단순 시공사가 아닌 프로젝트주관사로 참여해 세계적인 건설사들 못지않은 위상을 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