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보툴리눔톡신 제품 나보타의 매출 증가의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전 사장은 새 수익원으로 나보타를 점찍고 있는데 나보타의 해외판매를 맡고 있는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메디톡스와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 앨러간과 합의계약을 맺으면서 나보타의 미국 판매와 유럽 등 해외진출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메디톡스와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 앨러간과 합의계약을 맺으면서 나보타의 유럽시장 진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앨러간은 애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결과를 무기 삼아 유럽 등 지역에서도 소송을 통해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됐는데 미국 소송이 합의로 일단락되면서 이런 위험요인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에볼루스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캐나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지역에서도 메디톡스에 로열티(경상기술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나보타를 판매하고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합의로 미국과 유럽에서 나보타 판매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바라봤다.
전 사장은 나보타의 해외 수출에서 위험요인이 제거되면서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나보타가 국내 보툴리눔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면 그만큼 매출규모도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보타 매출은 국내판매가 증가한 덕분에 2019년 445억 원에서 2020년 504억 원으로 13.2%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대웅제약이 나보타로만 매출 700억 원 넘게 낼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유럽 보툴리눔톡신시장은 약 1조 원 규모로 미국과 함께 세계 보툴리눔톡신시장의 7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나보타가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으로 꼽힌다.
대웅제약은 2019년 9월 유럽에서 나보타(유럽이름 누시바)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출시 일정이 자꾸만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에볼루스의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합의로 미국에서 사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고 나보타 판매 재개의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나보타의 앞선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볼루스와 함께 글로벌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나보타가 주력품목이던 알비스의 빈자리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비스는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항궤양 복합신약인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잠정 판매중단조치를 내리면서 라니티딘 성분을 포함한 알비스의 판매도 2019년 9월부터 중단됐다.
대웅제약은 주력품목이던 알비스로만 해마다 매출 600억 원가량을 올렸는데 2019년 알비스가 판매금지된 뒤 이를 대체할 새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 뒤에도 대형 제품의 부재 등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웅제약은 2020년 소화성궤양 치료제 알비스의 재고 폐기와 나보타 소송비용 등으로 비경상적 비용 지출이 늘어난 가운데 기존 전문의약품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나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54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62%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