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남은 기간 LNG운반선의 건조가격을 높여 부를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조선업계의 LNG운반선 건조능력이 1년에 70척 수준이라고 바라본다. 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의 건조능력은 연 24척 수준으로 글로벌 조선사들 중 가장 크다.
LNG운반선은 동급의 원유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선박 건조기간이 6개월~1년가량 길다. 선체를 제작하는 기간은 비슷하지만 화물창 설치 등 의장작업에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선사의 LNG운반선의 건조능력은 도크 회전율뿐만 아니라 의장작업이 진행되는 조선소 안벽(선박 계류시설)의 길이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는 대형선박 건조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안벽 길이를 합친 기준으로 1년에 LNG운반선 24척을 작업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장미 프로젝트의 5척과 페트로나스의 6척을 모두 수주하면 지난 1월 수주한 최대 3척의 물량을 합쳐 LNG운반선 14척을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 10척은 카타르 LNG운반선이 채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8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atar Petroleum)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NFE Project)의 최종 투자결정(FID)을 내리고 1단계 EPC(일괄도급사업) 사업자로 프랑스 엔지니어링회사 테크닙FMC(Technip FMC)-일본 치요다(Chiyoda)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은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필요한 LNG운반선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한 한국 조선3사에 LNG운반선 120척 분량의 건조 슬롯을 예약했다.
프로젝트의 EPC 일정이 시작된 만큼 선박 발주를 위한 본계약 체결도 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조선해양이 한국 조선3사 가운데 LNG운반선 일감을 확보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 만큼 가격 인상도 가장 먼저 나설 공산이 크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운반선은 2019년 10월 이후 선박 건조가격이 1척당 1억8600만 달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동안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춰 왔다는 얘기다.
그런데 앞서 1월 LNG운반선의 1척 건조가격 집계치가 1억8650만 달러로 소폭 올랐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카타르 LNG운반선의 발주가 확실시되는 만큼 LNG운반선을 확보하기 위한 발주처들의 슬롯 확보 경쟁이 뜨거울 가능성이 높다”며 “건조 슬롯을 빠르게 채우는 조선사는 선박 건조가격을 높여 부를 여유가 있으며 1월 건조가격이 오른 것도 조선사가 가격 인상을 본격화하기 전에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NG운반선은 상선부문에서 대표적 고부가 선박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주력 먹거리이기도 하다. 이 선박의 건조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다면 조선사의 미래 실적에도 긍정적이다.
한국조선해양도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두고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연초부터 선박 발주 문의가 많아 선박시장에서 선박 건조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가격 인상의 시점은 현재로서는 정확히 언급하기가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