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엔터테인먼트가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활동 재개를 바탕으로 2021년에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11일 미니앨범 4집 ‘아이 번’을 내놓으면서 활동을 재개한다. 2020년 7월 싱글앨범을 내놓은 지 5개월여 만의 활동재개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
(여자)아이들이 2020년에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을 사실상 견인한 점을 고려하면 2021년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2020년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여자)아이들이 앨범을 낼 때마다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1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7.5% 줄었고 영업수지도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같은 해 2분기에는 매출 73억 원, 영업이익 8억 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여자)아이들이 4월 미니앨범 3집 ‘아이 트러스트’를 내놓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음반판매차트 가온차트에 따르면 아이 트러스트 판매량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15만 장 정도로 집계됐다. (여자)아이들이 그때까지 발매한 음반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한국 걸그룹 가운데 미니앨범 초동(발매 날짜부터 일주일) 판매 10만 장을 넘어선 그룹은 (여자)아이들 외에 트와이스, 블랙핑크, 아이즈원뿐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3분기에 매출 89억 원, 영업이익 1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줄었지만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0.9%, 영업이익은 183.1% 급증했다.
(여자)아이들은 같은 해 8월 싱글 ‘덤디덤디’를 발매했는데 초동 판매량 9만4587장을 보였다. 이 초동 판매량은 역대 걸그룹 싱글앨범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여자)아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전체 음반 매출도 늘어났다. 2020년 1~3분기 누적 음반 매출은 47억 원대로 2019년 같은 기간 29억 원대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여자)아이들이 각종 음악프로그램과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점을 보면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 콘텐츠 방영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풀어줄 조짐을 보이면서 (여자)아이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한령 해제의 움직임은 게임업계에서 먼저 감지됐는데 컴투스는 2020년 12월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로 한한령 이후 첫 외자판호(외국 게임 판매허가)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 베이징시가 운영하는 베이징런민라디오 국제음악채널은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6월 중국 음원플랫폼 왕이윈뮤직과 손잡고 소속 가수·지식재산(IP)을 활용한 공동 프로모션을 펼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계약을 통한 소속 가수들의 프로모션과 공동 지식재산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아이들 멤버 가운데 ‘우기’가 중국 국적이기도 하다. 2019년 ‘중국판 런닝맨’으로 알려진 예능프로그램 ‘달려라’에 3개월 동안 출연하면서 현지 인지도도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여자)아이들은 한한령 기간에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8월 ‘덤디덤디’가 공개된 지 18시간 만에 중국 SNS 웨이보에서 조회수가 1800만 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