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장중 3000포인트를 넘어섰는데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타나 조정과정을 거치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하락할 수도 있다.
▲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선 뒤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타나 조정과정을 거치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하락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이어질 수 있어 상승폭을 확대하기 보다는 3000포인트를 상회한 이후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2월에만 10%넘게 급등하고 새해에도 연일 상승세를 보인 데 따라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2020년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263.45포인트 올랐다. 12월에는 한 달 만에 282.13포인트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4일과 5일 2거래일 동안에만 117.10포인트 뛰었다.
상승속도가 빨랐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조정국면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3000시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2021년 코스피지수가 최고 3000~3300선을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로 다가온 코스피 3000시대를 놓고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증시참여,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원동력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2020년 한 해 동안 64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36조 원, 25조 원가량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가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사들인 덕분에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충격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동학개미운동이란 말까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지난해 3월에만 외국인투자자는 12조9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는 11조5천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다만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동학개미의 신화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의 귀환이 뒷받침돼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3000시대를 이끈 주역은 동학개미지만 주인공의 활약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은 외국인 자금 복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 자금의 규모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증시의 방향을 좌우한 것은 외국인 매수세”라고 바라봤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피지수 등락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는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동학개미의 적극적 매수가 증시 하락국면에서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면 외국인투자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주체였다는 것이다.
안 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 이후 국내 증시를 이탈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절반도 채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달러 약세 및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동학개미의 매수세에 더해 외국인투자자의 자금까지 증시로 돌아온다면 코스피 3000시대를 이어갈 수 있는 풍부한 유동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6일 장중 한 때 3027.16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는 2968.2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2조24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1조3758억 원, 6649억 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