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뒤 내놓은 중장기 경영목표 ‘2020 스마트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성과를 확인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신한금융그룹은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에도 실적을 늘리고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대체로 좋은 결과를 봤지만 신사업 진출과 주요 계열사 경쟁력 확보 등 숙제가 남아있다.
조 회장은 이른 시일에 2020 스마트프로젝트 추진성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해 발표하고 새로 추진해 나갈 중장기 계획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2020 스마트프로젝트에 관련한 발표는 이르면 내년 초 나올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이 신년사나 신한금융 정기 경영전략회의, 주주총회 등 공식적 자리를 통해 프로젝트 추진결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추진해 나갈 중장기전략 구상도 발표할 공산이 크다.
2020 스마트프로젝트는 조 회장이 취임 직후인 2017년에 내놓은 신한금융 경영목표다.
2020년까지 이뤄낼 주요 계열사 영역별 1위 달성, 인수합병과 지분투자 등을 통한 성장기반 강화, 글로벌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과제가 담겨 있다.
조 회장이 2020 스마트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제시할 새 경영목표도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그동안 미처 완수하지 못 한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추진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디지털 신사업을 통한 새 수익원 확보와 신한은행 등 계열사의 상대적 경쟁력 강화, 해외사업 성장 재개를 위한 사업 강화전략 등이 유력한 새 목표로 꼽히고 있다.
조 회장이 2020 스마트프로젝트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면서 사실상 합격점을 받았지만 이런 분야에서는 아직 다소 미흡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오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 자산 건전성 등 재무적 성과는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조 회장은 그동안 보험사 오렌지라이프와 신탁업체 아시아신탁, 벤처캐피털사 네오플럭스, 베트남 여신금융회사 PVFC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면서 신한금융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신한금융지주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는 등 성장세가 이어졌고 자산 건전성지표도 지난해보다 더 개선되는 등 긍정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에 밀려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지키지 못했고 보험계열사와 증권계열사, 자산운용계열사가 시장 지배력 강화에 고전하고 있는 점은 미흡한 부분이다.
계열사 모바일앱 등 디지털 플랫폼 발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2020 스마트프로젝트에 포함된 대로 디지털 분야에서 혁신적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일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경영목표에 이런 과제를 완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조 회장이 올해 하반기 들어 신한금융 계열사들에 강조하고 있는 전략도 새 중장기 경영목표에 일부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올해 빅데이터와 비대면서비스, 친환경산업 등 신산업 분야와 신생기업에 5년 동안 85조 원 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네오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자연히 벤처투자 등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방안과 더 자세한 추진계획, 이를 통해 이뤄낼 구체적 목표 등이 새 경영전략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춤하고 있는 계열사 해외사업을 다시 성장궤도에 올리는 일도 내년 새 경영목표 발표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조 회장이 해외시장에서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 ESG경영 강화와 소비자 보호체계 확립도 중장기 경영목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과제로 꼽힌다.
ESG경영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신한금융이 올해 라임펀드 손실사태 등으로 홍역을 겪은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조 회장은 2023년에 임기를 마친 뒤 재연임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이번 임기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설정한 뒤 성과를 내는 데 적극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에 이뤄질 신한금융 사장단인사와 조직개편도 조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다음 중장기 경영목표에 맞춰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