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용화가 전제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의 로봇기술을 보유한 회사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상용화한 경험이 없다”며 “현대차가 이 업체를 인수한다면 확실한 기술이전 및 양산화를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바라봤다.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는 기술이전 전제돼야 시너지 가능"

▲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레그타입로봇 '스폿'.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기 위해 위해 1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된 로봇 연구소이자 제조업체로 사람이나 동물처럼 다리를 활용해 움직이는 ‘레그 타입 로봇(Leg Type Robot)’ 분야에 독보적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3년 구글에 인수됐고 2017년 소프트뱅크로 넘어갔는데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맞을 상황에 놓였다.

핵심역량이 생산보다 연구개발에 집중돼 있다는 점, 양산화를 통한 수익창출을 하지 못한 채 그동안 연구개발 비용만 지속해서 투입됐다는 점 등이 구글, 소프트뱅크 같은 글로벌업체와 관계를 지속하지 못한 이유로 파악됐다.

고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과 소프트뱅크에게도 그랬듯이 현대차에 기술이전을 꺼린다면 만년 투자비용만 들어가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기술이전 확약을 받고 양산협업이라는 과제에 머리를 맞댄다는 전제가 깔렸을 때야 비로소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기술이전 등을 통해 힘을 합친다면 배송용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고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배송용 로봇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현대차의 제조능력이 경쟁력 강화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