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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국의 전투기 개발이 달갑지 않다"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11-25 1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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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한국의 전투기 개발이 달갑지 않다"  
▲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F-X 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형전투기(KF-X)사업이 표류위기에 몰린 데는 미국의 태도변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으로부터 F-35 전투기를 구입하는 대가로 4개 핵심기술을 제공받게 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4월 4개 핵심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한국형전투기사업은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방위사업청이 이를 통보받고도 2개월 동안 숨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통보 이후 5개월 뒤에야 이 사실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태도를 바꾼 것은 한국의 전투기 개발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두언 국회 국방위원장(새누리당)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한국형전투기사업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가 미국이 우리나라의 전투기 개발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가 전투기를 개발하면 미국의 전투기 수출이 줄어들 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핵심기술 거부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첨단 전투기 한 대당 값은 수천 억원으로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상당하지만 수출 이후 관리와 유지보수로 거둬들이는 수입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전투기의 수명이 짧게 잡아도 10년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관리와 유지로 벌어들일 금액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전략적 자산인 4개 전투기 핵심기술을 지금껏 어떤 동맹국에도 이전한 적이 없다”며 “핵심기술이전은 항공우주산업 리더인 록히드마틴뿐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도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의 전투기 개발이 달갑지 않다"  
▲ F-35 전투기.
한국형전투기사업과 관련해 제3국으로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미국이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한국형전투기사업에서 인도네시아와 협력하는 데 대해 미국이 방산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록히드마틴이 한국에 이전하기로 한 21개 분야의 기술에 대해 미국정부의 수출승인을 받는다 해도 한국이 이 기술을 인도네시아와 공유할 경우 다시 미국의 수출허가(E/L)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려고 하는 F-35 기종은 미국, 영국, 캐나다, 터키, 호주 등 9개 국가가 공동으로 투자해 개발 중인 5세대 전투기다.

하지만 기술적 난제로 개발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는 데다 시험비행 도중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9개 참여국 중 다수가 사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캐나다다. 캐나다는 지난달 F-35 전투기 구매계획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캐나다는 F-35 프로젝트 참가국 가운데 이 사업에 가장 우호적인 나라였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개발과 유지비용이 엄청나게 불어나면서 구매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캐나다 국방부는 2010년 이 전투기 65대를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전투기 구매가격 90억 달러와 20년 동안 운영유지 비용을 합해 총비용이 160억 달러(약 18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과 감사원의 끈질긴 조사 끝에 정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비용이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250억~290억 달러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90억 달러에서 최대 130억 달러가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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