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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문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 |
신종균 삼성전자 IM사업부문 사장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안방’인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켜낼까?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이후 스마트폰 가격 부담 때문에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게다가 애플 아이폰6S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중국업체들도 한국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에서도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국내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하지만 안방을 내주면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밖에 없다.
◆ 국내시장 점유율 하락세
17일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11월 첫주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55%, 애플은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애플은 신제품인 아이폰6S를 국내에 처음 출시한 지난달 마지막 주에 41.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점유율 44.8%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12.9%로 크게 뒤쳐졌다.
이동통신사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1.9%, LG전자의 점유율은 26%로 애플의 5.3%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 10월 단통법이 시행된 뒤 아이폰6 출시효과를 보며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27.3%, 올해 1분기 점유율이 24.4%를 기록하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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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6S'.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며 애플에 추격을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아이폰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더 지급하며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의 체감가격 차이가 줄어 아이폰의 점유율이 급증했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저가제품의 판매비중이 늘어난 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것을 엿보게 해준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70만 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2014년 9월 54.4%에서 올해 8월 51.5%로 줄었다. 반면 40만 원 미만 스마트폰의 비중은 18%에서 28%로 크게 늘었다.
◆ 국내서도 ‘샌드위치’ 우려 현실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아이폰에, 중저가 스마트폰은 화웨이 등 중국업체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 있는데 이런 상황이 점차 국내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는 스마트폰 가격에 더 민감해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랜드를 중요시하기보다 스마트폰의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신종균 사장과 조준호 사장은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브랜드를 앞세워 고가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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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노버가 국내에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팹플러스'. |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애플 아이폰을 선택지로 놓고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있다.
TG앤컴퍼니가 내놓은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아이폰6S 출시 이전인 지난달 2주차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A5와 A8, J5, 그랜드맥스 등 중저가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업체들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찾는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자신감을 보이며 한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레노버는 최근 국내에 최초로 중저가의 대화면 스마트폰인 ‘팹플러스’를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국내에서 새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시장 수성이 중요한 까닭
신 사장과 조 사장은 안방을 수성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한정판 색상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8’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A8에 일체형 금속 외관을 적용하는 등 디자인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적용했던 금색 모델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중저가 신제품 ‘LG클래스’와 구글의 중저가형 레퍼런스 제품 ‘넥서스5X’를 연이어 출시하며 국내시장 점유율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애플의 아이폰6S에 맞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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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실버티타늄, 핑크골드 모델과 LG전자 'G4' 화이트골드 모델. |
삼성전자는 아이폰6S ‘로즈골드’ 모델에 맞설 갤럭시노트5의 ‘핑크골드’ 모델을 출시했다. 또 해외에만 내놓기로 계획했던 ‘실버 티타늄’ 모델도 출시하는 등 국내 소비자가 선택할 폭을 늘려주고 있다.
LG전자 역시 G4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시장에만 새 색상인 ‘화이트골드’ 모델을 출시했다. 모두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신 사장과 조 사장이 스마트폰사업에서 판매비중이 적은 국내시장 공략에 힘쓰는 것은 안방에서 영향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조사기관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국내시장에서 애플에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삼성전자는 아직 한국 사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를 눈에 띠게 추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한국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다”며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생태계를 확대하는 효과로 애플의 성장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와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국내 스마트폰시장의 점유율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하며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독자적 결제 서비스인 ‘G페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이용 가능한 사물인터넷 지원 가전제품 라인업도 늘리며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독자 생태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는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랜드 가치에 상징적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신사업 확대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