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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민주노총 가입 득일까 실일까, 9일 조합원 투표 시선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9-08 16: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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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하면 득이 많을까 실이 많을까?

노조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득일 수 있지만 회사 생존과 연결되는 수출물량 확보에는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동시에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 민주노총 가입 득일까 실일까, 9일 조합원 투표 시선
▲ 박종규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위원장.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조가 9일과 10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 결과는 르노삼성차 노사관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이 르노본사의 이익 극대화에 전념할뿐 노조와 협상에 매년 소극적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노동조직인 만큼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교섭력이 그만큼 올라갈 수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자연스럽게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아래 놓이는데 현재 현대자동차 노조, 기아자동차 노조, 한국GM 노조 등이 금속노조에 속해 있는 만큼 완성차업체 노조의 공동대응도 가능하게 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현재 상급노조 없이 단일 기업노조 형태로 활동하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기업인 르노그룹에 속해 있어도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은 이 부문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민주노총은 강령에 ‘국제노동운동 역량 강화’를 포함하고 있을 정도로 여러 국제기구와 연대해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면 세계 각국 르노그룹 관련 노조와 정보공유, 연대 등을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노조가 단일 기업노조 형태라서 정보공유와 국제연대 등에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르노 본사 노조도 프랑스노동총동맹(CGT)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만큼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국제연대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르노삼성차가 수출물량 배정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민주노총 가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협상력을 높인 뒤 임금상승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파업 등을 통해 더욱 강경한 투쟁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그룹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생산시설의 수출물량을 각국 공장의 생산성과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사에서 배정하는데 르노삼성차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공장의 생산성 하락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수출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셈이다.

르노그룹에서 글로벌 차량물량 배정을 담당하는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1월 한국을 찾아 안정적 노사관계를 수출물량 추가 배정의 전제 조건으로 꼽기도 했다.

수출물량을 확보하는 일은 르노삼성차가 생존하는 데 중요하다.

부산 공장은 연간 30만 대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최근 국내 판매량은 연간 10만 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르노삼성차가 부산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생산이 끝난 닛산 로그 이후 수출물량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르노삼성차 노조 민주노총 가입 득일까 실일까, 9일 조합원 투표 시선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와 관련해 르노그룹이 수출물량 배정 권한을 한국뿐 아니라 세계 르노차 공장 노동자들에게 압박카드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르노그룹이 수출물량 배정 권한을 무기로 각국의 르노공장 노동자를 압박해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것인데 르노삼성차 역시 매년 수천억 원의 이익에도 생산성 강화를 이유로 최근 2년 동안 임금을 동결했는데 신규 수출물량 배정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르노삼성차는 2016년 영업이익 4165억 원을 낸 뒤 매년 매출 감소에 따라 이익규모도 조금씩 줄었지만 2019년 영업이익 2112억 원을 내는 등 여전히 수천억 원대 이익을 내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번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적 조합원 절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르노삼성차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2018년 당선된 박종규 노조위원장의 공약이기도 한데 박 위원장은 당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51.5%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출범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상급노조 가입을 위한 투표를 진행해 조합원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기업노조가 그동안 조합원의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 점이 있는 만큼 조합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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