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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현 SK해운 사장. |
해운업계의 불황에도 SK해운과 대한해운은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다.
SK해운과 대한해운은 2014년 매출 기준으로 해운업계에서 4위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해운은 별다른 구조조정이 없이 올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해운은 대형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내년에 외형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어떻게 해운업 불황을 극복하고 있을까?
◆ SK해운,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영업이익 달성 눈앞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을 9.9%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4.2%이었는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셈이다.
SK해운은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해운업황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SK해운은 SKB&T 지분을 일부 매각했을 뿐이다.
SK해운이 불황을 극복한 데는 백석현 사장이 금융위기 이전부터 내실을 다지는데 힘써왔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벌크, 탱커, 벙커링, 가스 등 4개 사업부문의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데 힘썼다. 한 부문에만 치우치기보다 시황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사업에 균형을 맞추려 했던 것이다.
올해만해도 벌크선 시황이 좋지 않았지만 SK해운은 유가가 떨어지면서 탱커와 벙커링사업에서 높은 이익을 거뒀다.
SK해운은 두 사업부문에서 성장해 올해 1분기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률에서 두자릿수를 달성했다.
백 사장은 물량을 무분별하게 늘리기보다 수익성이 좋은 전용선만 늘렸다. 그 결과 운영 선박이 늘어났지만 수익성도 좋아졌다.
SK해운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한 데는 SK그룹 계열사들의 물량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SKE&S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셰일가스 운송을 SK해운에 맡겼다.
SK해운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의 22%를 계열사를 통해 확보했다. SK해운은 SK증권, SK인천석유화학, SK루브리컨츠,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가스 등의 SK그룹 계열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대형 유조선과 가스운반선의 경우 대규모 투자부담이 있어 고정적 화주가 없으면 투자위험이 높다. 그러나 SK해운은 SK에너지 등 계열사 물량으로 바탕으로 유조선과 가스운반선을 운영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장기운송계약의 비중이 높은 점도 SK해운의 호조에 한몫했다.
SK해운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장기화물운송계약(COA) 매출이 181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SK해운 관계자는 “장기운송계약으로 큰 수익을 얻지는 못해도 시황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해운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973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7.5% 늘어난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거둔 실적 가운데 최고다.
상반기 매출은 1조2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줄었다.
SK해운 관계자는 “지금까지 노력들이 올해 결실을 맺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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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 |
◆ 대한해운, 전용선 영업 통해 안정적 수익
대한해운은 영업이익률 16% 수준으로 국내 해운회사 가운데 가장 높다.
대한해운은 벌크 시황 부진에도 안정적 전용선 중심의 영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해운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도 165%에 그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각각 751.9%, 878.1%에 이르는 점과 비교하면 재무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알 수 있다.
대한해운은 장기계약 비중이 높다.
대한해운은 전체매출의 80%를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대형화주와 장기계약에서 내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내년 예정된 포스코와 한국전력 관련 전용선사업 확장을 통해 외형성장은 물론이고 재무구조를 추가로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선사와 비교해 차별적”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해운은 내년 상반기 포스코와 한국전력 관련 전용선을 투입한다. 또 규모가 매우 큰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의 전용선 입찰에서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해운은 또 배를 빌리지 않고 소유하고 있는 배를 운영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매출을 안정적으로 내면서 자체 선박도 매출에 발맞춰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벌크선 6척, LNG선 2척 등을 건조하고 있고 2017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는다.
대한해운은 은행권 출신인 김용완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3년 10월 대한해운이 SM그룹에 인수된 뒤 그해 11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