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쏘렌토, 카니발 등 올해 자동차시장에 나온 신차들이 사전계약에서 잇따라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새 투싼도 사전계약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이 2019년 11월20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LA오토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인 '비전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31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9월 새 투싼이 시장에 나온다.
새 투싼은 2015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을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모델이다.
현대차는 대개 환경부의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절차를 마치고 3주에서 1달 뒤 차량을 출시해왔는데 올해 1월 내놓은 제네시스 GV80에서 품질 논란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최근 출시한 싼타페부터 한 달가량 수백 대의 차량을 직접 일반도로에서 시험 주행하는 점검단계를 새로 추가하면서 신차 출시 시기도 뒤로 조금씩 뒤로 미뤄지고 있다.
환경부의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을 받고 두 달 뒤에야 차량을 출시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인데 현대차는 7월30일 새 투싼의 1.6리터 가솔린모델과 1.6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모델의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을 받았으며 19일 2.0리터 디젤모델의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을 마쳤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의 인증은 아직 받지 않았다.
디젤과 가솔린모델이 먼저 출시된 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이 곧 뒤따라 나올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사전계약은 9월 초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사전계약을 출시 시점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 앞서 진행해 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새 투싼 역시 사전계약에서 새 기록을 쓸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우선 사전계약을 두고 소비자들의 태도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사전계약은 자동차의 실물과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부담이 큰데 최근 들어 자동차 전문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신차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부담이 줄었다.
자동차회사와 차종에 대한 절대적 신뢰만으로 사전계약을 결정했던 과거와 달리 충분한 정보를 지니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새 투싼은 아반떼나 쏘렌토, 카니발 등 최근 사전계약에서 흥행한 차들의 공통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아반떼나 쏘렌토, 카니발 등은 기존에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고 있었으며 올해 모두 완전변경을 거치면서 디자인에서 변화가 컸다는 점 등의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는 새 투싼의 디자인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새 투싼은 현대차가 2019년 12월 LA오토쇼에서 공개한 7번째 콘셉트카 ‘비전T’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지는데 차량 전면부에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파라메트릭 쥬얼패턴 그릴’이 헤드램프와 통합된 형태로 구현되고 옆면부에는 접힌 것처럼 보이는 날카로운 주름이 적용될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가 새 투싼에서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모두 네 가지 엔진 라인업을 동시에 내놓는다는 점도 사전계약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수요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 수요가 유독 높은 만큼 투싼이 어느 때보다 사전계약에서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올해 2월 사전계약에서 역대급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때 기록만 놓고 보면 올해 안으로 차량을 출고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단번에 몰렸다. 쏘렌토는 사전계약 첫 날에만 1만8941대가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모델은 전체 판매차량의 64%인 1만2212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량 구입을 신중하게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결국 사전계약을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현대차에서 잇따라 품질논란이 일었던 점에 비춰볼 때 새 투싼이 사전계약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내놓은 제네시스 GV80 디젤모델에서 엔진떨림 현상이 발견돼 두 달가량 출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 차량을 두고서 품질이 안정화할 때까지 신차 구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다시금 소비자들 사이에 나도는 만큼 새 투싼 사전계약 성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 투싼 판매량이 아반떼나 쏘렌토, 카니발 등과 비교해 적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애초 판매량이 적은 만큼 이들처럼 사전계약에서 흥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19년 아반떼, 쏘렌토, 카니발 등이 모두 6만 대 넘는 판매량 등을 낸 반면 투싼은 3만6758대 판매됐다.
현대차 7세대 아반떼는 올해 3월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1영업일 만에 1만58대가 계약되면서 역대 아반떼 모델 가운데 최대 기록을 썼다.
기아차 4세대 쏘렌토는 2월 사전계약 첫 날에만 1만8941대가 계약되면서 자동차업계 통틀어 최다 사전계약 대수 기록을 보유하게 됐는데 기아차 4세대 카니발이 7월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3006대 계약되면서 곧바로 쏘렌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