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8-18 15:15:24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이사가 줄기세포 치료제로 미국과 일본에 동시진출을 추진한다.
안트로젠은 현재 국내와 미국, 일본에서 신약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1년에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이사.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안트로젠은 3차원 배양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해 동종유래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ALLO-ASC-Sheet’가 가장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이란 당뇨병 환자의 말초감각에 이상이 생겨 발에 상처를 입어도 이를 자각하지 못한 채 궤양을 앓게 되고 혈관 합병증으로 다리에 혈액 순환장애가 동반되는 병이다.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1번 이상은 발 궤양을 앓게 되며 그 가운데 1~3% 정도의 환자가 다리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기술을 통해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안트로젠은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얻어진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무혈청 배지에서 생체적합성 지지체와 함께 3차원으로 배양해 상처부위에 붙이는 형태의 ALLO-ASC-Sheet를 만들었다.
기존의 2차원 줄기세포 배양방식은 배양된 세포를 회수하기 위해 단백질 분해효소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을 분해시켜 세포의 결합과 기저막 단백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안트로젠의 3차원 배양방식은 배양액 내에 부유성 지지체를 활용해 고활성의 세포를 얻어낼 수 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ALLO-ASC-Sheet는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1년 이상 동결보관했을 때 안정성도 확립하고 있어 보관과 수송이 편리하고 처방과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성구 대표는 ALLO-ASC-Sheet의 장점을 활용해 미국과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안트로젠은 올해 3월 미국에서 ALLO-ASC-Sheet의 임상2상을 시작했고 5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재생의학 치료제(RMAT)로 승인받았다. 첨단재생의학 치료제로 지정되면 미국 식품의약국과 긴밀한 논의가 가능하고 우선심사, 허가기간 단축 등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일반적 신약 개발보다 허가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첨단재생의학 치료제 제도가 시행된 2016년부터 2020년 6월30일까지 모두 52종 의약품이 지정됐는데 이는 신청의약품의 34%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ALLO-ASC-Sheet의 가능성을 미국 식품의약국인 인정한 것이다.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ALLO-ASC-Sheet를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영양성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유전적으로 피부를 생성해 주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겨 사소한 외상에도 피부에 수포가 형성되는 질환이다.
ALLO-ASC-Sheet는 일본에서 임상1/2상을 마쳤고 일본 허가를 위한 임상3상을 올해 3분기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ALLO-ASC-Sheet가 일본에서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안트로젠은 제품 매출의 약 9%를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트로젠은 2016년 일본 이신제약에 ALLO-ASC-Sheet을 기술수출했다.
다만 일본에서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
ALLO-ASC-Sheet는 당초 일본에서 혁신치료제 지정제도인 ‘사키가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지정되는데 실패하며 상용화 시점이 지연됐다. 신약의 본질적 가치가 변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걱정하는 시선이 남아있다.
이성구 대표는 2021년에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임상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마곡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마곡공장은 1년 안에 미국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6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2021년 6월 임상2상을 마치고 신속허가를 받은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ALLO-ASC-Sheet가 첨단재생의학 치료제로 지정된 뒤 중국 10대 제약사에서 중국 판권을 달라는 문의도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