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0-08-17 15: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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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가가 지금의 상승세를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현대차 주가가 과거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0년대 후반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크게 상승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사태에도 또 다시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7월14일 정부의 그린뉴딜정책 발표 이후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가장 최근 거래일인 14일 16만7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들어 10거래일 동안 32.02%, 7월14일 이후 한 달 동안 64.53% 올랐다. 3월 저점과 비교하면 5달 만에 153.41% 상승했다.
현대차 주가는 코로나19 공포감에 3월 한때 6만 원대까지 내려앉은 뒤 4월 중순 10만 원을 회복했으나 이후 7월 중순까지는 횡보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주가 상승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시가총액 순위도 7~8위로 다시 올라섰다.
현대차는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35조6825억 원을 보여 8위에 올랐다. 11일에는 시가총액 38조2466억 원으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증권업계도 현대차를 자동차업종 최우선주로 꼽으며 긍정적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를 향한 니콜라의 협력 요구를 통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시장에서도 전통적 자동차업체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알게 됐다”며 “현대차가 지닌 친환경차시장 경쟁력은 기업가치 확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주가는 그린뉴딜 정책의 수혜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시장 회복, 하반기 실적 개선,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쟁력 강화,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와 협업 등 여러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현대차가 보여주고 있는 경쟁력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셈인데 현대차 주가가 2014년 9월 이후 6년 만에 20만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현대차는 그동안 큰 위기에 강한 면모 보였는데 이때마다 주가도 따라 움직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0년대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대표사례로 꼽힌다.
현대차 주가는 한국이 IMF 관리체제를 끝낸 2001년 8월 말 2만 원 초반대에서 움직였는데 2002년 4월 5만 원을 돌파하더니 2005년 말 사상 처음으로 10만 원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기아차 인수를 통해 국내 자동차시장을 사실상 평정하면서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체력을 쌓았다.
현대차 주가가 다시 한 번 도약의 시기를 맞은 것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다.
현대차 주가는 2006년부터 한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3만 원대까지 밀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공격적 영업을 펼치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2008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78만 대에 그쳤는데 2009년 311만 대, 2010년 361만 대, 2011년 405만 대 등으로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는 2011년 이후 지금껏 한 해 1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보인 적이 없다. 현대차가 글로벌 5위 완성차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때다.
현대차 주가도 이에 따라 빠르게 상승해 2009년 8월 10만 원을 회복했고 2011년 1월에는 2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며 2011년 4월에는 25만 원을 넘겼고 2012년 4월에는 역대 최고가인 27만2500만 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