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0-08-17 15: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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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폐자원 에너지화(WtE)플랜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미래 주력사업이 될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등 친환경사업은 적어도 5년가량이 지나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수준이 되는 만큼 이 기간에 폐자원 에너지화사업을 새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독일 자회사 두산렌체스를 통해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는 산업현장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연성 폐자원을 열분해 가스화하거나 소각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설비다. 폐자원을 이용해 전력과 열을 공급할 뿐 아니라 폐기물 매립지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사업 가운데 하나다.
두산중공업은 지금까지는 이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플랜트를 수주한 성과를 발판으로 앞으로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일 두산중공업은 두산렌체스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폴란드에서 2200억 규모의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 플랜트는 하루 300여 톤의 생활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해 12MW 규모 전력과 열을 지역사회에 공급하는 설비다.
두산중공업이 2011년 관련 기술을 보유한 두산렌체스를 인수한 뒤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사업을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당장 수주성과를 낼 수 있는 먹거리가 된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띤다.
게다가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시장은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AMR)에 따르면 글로벌 폐자원 에너지화시장은 2019년 351억 달러에서 2027년 501억 달러까지 확대된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폐자원 관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도시들의 주된 도전과제가 됐다”며 “정부는 민간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폐자원을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노후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의 교체수요가 늘고 있는데다가 폐기물 매립지 제한정책이 더해져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의 신규 발주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체에너지 온라인매체 알테너지매그(AltEnergyMag)는 “유럽 폐자원 에너지화시장은 고형 폐기물 활용뿐 아니라 매립세와 탄소세 등 각종 세금 부과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전망이 밝다”며 “영국의 경우는 매립세의 기준을 2016년부터 1톤당 8달러씩 올려 2019년 1톤당 102달러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두산렌체스는 지난 30년 동안 45개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를 공급한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지금까지 발전소 관련 EPC(일괄도급사업) 역량을 쌓아 온 만큼 시장 공략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장은 “두산중공업은 유럽 자회사들과 협력을 통한 글로벌 EPC사업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럽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와 같은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이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원전에서 친환경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친환경사업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과 풍력터빈사업은 실적이 가시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은 설계와 제작, 서비스부문에서 2026년 매출 3조 원, 풍력터빈은 2025년 매출 1조 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27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 초도품 제작을 마쳐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2023년 가스터빈을 납품하기로 했다.
또한 글로벌 경쟁기준으로 여겨지는 해상 풍력터빈 8MW급은 2022년 개발을 마쳐 2023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