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범농협 계열사들의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헤지펀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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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헤지펀드(전문투자형사모펀드)를 운용할 준비에 분주하다.
NH투자증권은 3천억 원 규모의 헤지펀드 설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계획대로 헤지펀드를 운용한다면 국내 단일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헤지펀드는 파생상품처럼 수익성이 높은 대신 손실 위험도 큰 자산에 적극 투자한다.
증권사는 그동안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해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증권사도 내부 통제장치를 갖출 경우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올해 안에 이사회 의결과 운용업 등록을 끝내고 내년 초 헤지펀드 운용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헤지펀드 운용에 대해 내부자거래 등 이해상충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헤지펀드 운용업을 금융감독원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저금리와 증시 불안에도 높은 수익률을 내는 헤지펀드 시장을 NH투자증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주식형 공모펀드 868곳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누적된 수익률로 4.95%를 낸 반면 일부 헤지펀드들은 최대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이 수익률을 쫓아 자산을 투자하면서 헤지펀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 설정금액은 10월 기준으로 약 3조700억 원에 이른다. 올해 초 2조4765억 원에서 6천억 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김 사장은 농협 계열사들이 보유한 막대한 자본을 대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NH투자증권은 헤지펀드 운용업에 진출해 농협 계열사 전반의 자금 운용에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NH농협금융은 현재 약 97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 등 농협중앙회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전체 운용자산이 약 200조 원으로 불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NH농협은행 등을 포함한 넓은 영업망과 기존에 확보한 고액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한다면 시장을 선점한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