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8-06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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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 사장이 '에그슬럿' 초반 흥행에 힘입어 파인캐주얼 외식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6일 SPC삼립에 따르면 제빵사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그 중심에 파인캐주얼 외식사업을 놓고 있다.
▲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 사장.
파인캐주얼은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를 의미하는 파인다이닝과 가성비 음식을 뜻하는 패스트캐주얼의 합성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SPC그룹은 2016년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쉐이크쉑버거'의 국내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SPC삼립이 '에그슬럿'을 론칭하는 등 파인캐주얼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쉐이크쉑버거와 에그슬럿 모두 햄버거와 에그토스트라는 가벼운 한끼 메뉴를 무항생제 원료와 고급 레시피로 재해석한 파인캐주얼 브랜드다.
황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에 에그슬럿 1호점을 열며 "외식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파인캐주얼 외식시장을 선도해 SPC삼립 식품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브랜드 경영과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파인캐주얼사업의 특성상 고급 원료를 사용해야 하는데다 해외 본사에 높은 로열티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 황 대표는 SPC삼립의 역량을 활용해 파인캐주얼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에그슬럿은 방사사육한 닭이 낳은 건강한 무항생제 계란을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SPC삼립은 이를 축산 자회사 에그팜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빵과 야채 등도 SPC삼립의 식자재 전처리 및 반조리 시설과 빵 공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줄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과거 SPC그룹에서 쉐이크쉑버거를 한국에 도입했을 때 주요 식자재를 미국에서 공급받았던 것과 달라진 대목이다.
쉐이크쉑버거는 빵과 고기패티, 치즈와 소스를 미국 본사로부터 조달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좁았는데 에그슬럿은 이런 부분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드러나고 있다.
SPC삼립은 에그슬럿 국내계약을 따내면서 싱가포르 사업권도 함께 확보해 2021년에 싱가포르 1호점을 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쉐이크쉑버거는 국내에 도입하고 2년이 지난 2018년에 싱가포르 사업권을 인수했었다.
또 쉐이크쉑버거가 SPC그룹의 통합 포인트제도인 해피포인트에 등록되는데 반년 가까이 걸린 것과 달리 에그슬럿은 1호점 개점과 동시에 해피포인트 사용이 가능해졌다.
SPC그룹 관계자는 “대기업이든 개인 사업자든 외식사업에서는 1년 이상 영업을 해봐야 노하우와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 통설”이라며 “국내에 생소한 파인캐주얼 시장을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익성보다는 고객들에게 파인캐주얼의 매력을 알리고 미국 본토의 맛과 문화를 한국에서 구현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해외 파인캐주얼 레스토랑사업을 국내에 론칭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큰 전략을 세워뒀다. 쉐이크쉑버거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자신감이 이번 에그슬럿 론칭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PC삼립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빵 중심의 사업구조를 외식, 컨세션, 신선식품, 가정간편식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SPC삼립은 신선식품과 대체육류 관련 역량도 늘리고 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SPC프레쉬푸드팩토리에서 가공채소, 소스류, 음료베이스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 미트와 손잡고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계란을 국내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황 대표는 3월 SPC삼립 대표로 취임하며 "식음료업에 대한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SPC삼립이 종합식품기업으로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힘쓰겠다"며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