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과제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계열3사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회장은 계열사들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지분 승계 과정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정진, 올해 말 은퇴 전에 셀트리온 3사 합병 기반 마련하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이 올해 말 은퇴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셀트리온 계열3사의 합병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서 회장은 올해 초 셀트리온 계열3사의 합병안을 3~4분기 안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미 합병과 관련해 법률 및 세무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합병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의약품을 받아 해외에 판매하는 유통회사인데 이런 구조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지속적으로 불러왔다.

게다가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35.83%나 보유하고 있는 탓에 사익편취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지분은 전혀 없고 지분 95.51%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 지분 20.01%를 보유해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이런 불필요한 논란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합병은 필수적 과정으로 분석된다.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과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하나의 회사가 된다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셀트리온도 이런 흐름에 발맞출 필요가 크다.

서 회장은 올해 6월 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케어'사업을 3324억 원에 인수하며 종합제약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셀트리온 계열3사가 합병하면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7월16일 종가기준 기준 64조 원대에 육박한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향후 성장성과 합병으로 인한 수익성 향상의 시너지를 감안하면 기업가치 상승 측면에서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은 향후에 있을 지분승계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 회장은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분은 넘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넘겨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 상태에서는 승계 과정이 복잡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셀트리온 계열3사가 합병한다면 그룹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만 넘겨주면 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실제 합병을 하게 된다면 서 회장 등 오너일가의 셀트리온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내부거래가 없어져 사업구조가 투명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