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가 주택분양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까?
대림산업은 올해 분양계획이 미뤄지며 첫 아파트 분양물량을 7월에야 내놓게 됐는데 코로나19와 정부 규제 강화 등 주택경기에 부정적 요소가 많아 계획한 분양물량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6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1일부터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평택시의 ‘e편한세상 비전 센터포레’는 올해 처음으로 공급하는 아파트 분양물량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2만여 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주택분양이 연기되면서 하반기에 들어서야 첫 아파트 분양에 나서게 됐다.
대림산업은 상반기 2천여 세대의 주택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 물량은 아파트가 아닌 주거형 오피스텔 등이다.
대림산업은 상장 대형건설사 가운데 상반기 주택공급 실적이 가장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SK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이 상반기 1만 세대 이상의 주택을 분양하며 올해 목표를 절반 수준까지 달성했지만 대림산업은 2천여 세대를 분양해 목표달성률이 13.6%에 그쳤다.
배 대표는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7월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올해 주택공급은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3분기에만 1만5천~1만7천 세대의 주택을 분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정부 규제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 대표가 하반기 주택분양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직방 등 부동산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분양물량은 지난해 7월의 2배 수준인 8만6500여 세대에 이른다.
건설사들은 7월이 분양 비수기로 여겨짐에도 추가 부동산규제가 나오기에 앞서 분양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밀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7월 분양물량으로 583세대 규모의 e편한세상 비전 센터포레와 함께 1516세대 규모의 ‘e편한세상 지제역’만 확정했다.
증권사 분석 등에 따르면 배 대표는 8월~9월 두 달 동안 1만5천 세대가량의 주택을 분양해야 하는 셈인데 추가 규제 등이 적용되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대림산업은 하반기 분양물량 가운데 안양덕현과 서울 방배6구역을 제외하면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아파트가 없어 정부 부동산규제가 분양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 지방부동산이 코로나19등 경기침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출이 억제되는 투기과열지구는 당분간 해제되는 지역 없이 늘어나기만 할 것”이라며 “수도권 외에 대전, 청주처럼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높아지는 지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배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주택 공급실적을 온전히 평가받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2만1천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만6843세대를 분양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들어있는 건설사들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목표 달성률 79.3%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